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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낙인이 옳다는 정치구조 속에서
출산은 원죄이다.
오는 2075년 한국의 인구가 감소하는 그날이 다가옴에 따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캠페인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지만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실제적 사회구조 변경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저출산 극복이 결국 구호에만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각종 사회단체의 목소리는 다양하지만 태어난 아이의 일생에 대해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발전보다는 퇴보에 가깝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짊어져야 하는 경제적 문제는 상당하다. 당장 나 하나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데 가난 이라는 또 다른 원죄를 아이에게 떠넘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저출산 문제의 근본 원인임을 다 알지만 정부와 정치인만 모른다.
최근에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무상누리과정을 약속했지만 부자감세는 단행하고 누리과정은 쓰레기통에 내다버리는 정치구조, 학생들 밥그릇까지 기필코 가난의 낙인을 찍어, 마치 막장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듯한 돈이 있으면 귀한 신분 그리고 돈이 없으면 천한 신분이 되는 사회구조를 강조하는 현실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것은 노예만을 더 만들어 달라 요구하는 것과 같다.
이런 적나라하고 파렴치한 현실이 아이를 생산할 수 있는 성인의 목을 죄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교장을 데려다 교육을 시키고, 단체장들이 강연장에 나와 강연을 한다고 저출산이 극복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방송이 되는 모든 드라마가 재벌위주의 소비행태를 강조하고, 재벌 중심의 상류층으로만 치달으며, 재벌 이하의 사람을 천민으로 낙인찍어 반말은 기본이고, 돈이 곧 신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타락한 현실에서 왜 아이를 낳아 생고생을 시켜야 하는지 정부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자녀들이 군복무를 망각하고 일탈에 빠져들어도 처벌 없는 세상, 정치인들의 탈법적인 오만에도 법은 결코 그들을 무겁게 처벌하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서민들만이 법을 지켜야 하고 국민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천민자본주의 아래에서 아이만 생산하라 강조하는 것은 죄악이다.
아이가 생기면 부모의 책임도 있지만 사회구조가 어떻게 아이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키워낼 것인지. 또 돈이 만들어 낸 신분의 차별과 낙인으로부터 어떻게 구출해 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실천 없이 구호와 행위만 요란한 저출산 극복문제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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