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나서야 움직였던 정부는 준비 없이 집권한 아마추어 정부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휘라인도 없고 각 부처마다 혼선을 보여 여당의원들에게 조차 질타를 받았다.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뉴스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면서 그럴 때마다 정부 당국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국민들이 정부의 되풀이 방송에 지칠 때쯤 정부는 책임전가를 위한 핑계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환자들의 시민의식이 부족하다. 괴담이 유포된다, 의료쇼핑에 문제가 있다.”등 갖은 핑계를 되고 있다. 급기야 24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4번 환자가 응급실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며 14번 환자에게 핑계를 돌렸다.

14번 환자가 지난 달 27일 응급실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을 때 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비밀주의를 고수했으며 메르스에 대한 위험도 알리지 않았을 때이다. 환자에게 무슨 책임이 있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장관은 그렇게라도 해서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하려 한 모양이다.

메르스와 관련된 정부의 실수는 무고한 생명 17명을 죽게 만들었으며, 만 명 이상이 보름간 격리되어야 하는 고통을 겪게 만들었다. 또한 경제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의 손해를 보았다. 아마추어 정부가 저지른 무사안일주의 덕분에 한국이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더욱 가슴 아픈 일은 국민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는 풍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다.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가족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에 대한 문제와 메르스 낙인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사회가 험악해 졌다.

메르스 사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을 포함한 전체 각료가 나와 석고대죄를 한다한 들 무너진 신뢰가 쉽사리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뢰는 마음속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서는 정부를 신뢰 안하고 있으며, 병원도 믿지 않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대통령의 사과 대신 이재룡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메르스 2차 발원지로 삼성서울병원이 지목된 것도 있지만 대처가 미흡했다는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한 사과 였다.

이 부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보건 당국의 책임자도 아니다. 기업인일 뿐이다. 기업이 정부의 수장과 각료들을 대신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을 보고 “대국민 사과도 민간위탁에 맡긴 것이냐‘라는 비아냥거림이 온라인을 도배하고 있다시피 한 지금 아마추어정부는 아직도 무엇을 사과해야 하는지 이해조차 못하고 있다. 왜 국민에게 사과해야하는지 이유조차 모르는 정부에게 국민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전경만 편집국장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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