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범 오산소방서 현장지휘과 상황실 소방장 ⓒ오산소방서

“따르릉,　따르릉” 오늘도 어김없이 119 긴급전화에 벨이 울렸다. 119(소방서) 상황실에 근무한지 10년째지만 벨이 울릴 때마다 긴장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2012년 6월 12일 21:35분경 아주머니의 긴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기가... 아기가...”하면서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잔뜩 흥분한 상태로 울부짖으며 소리를 질렀다.

흥분한 아주머니를 진정 시키면서 아기의 상태를 물어 봤으나,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 상태로는 통화하기가 힘들어 먼저 아기가 어디가 아픈지, 어떤 상태인지 등을 물어보자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했다.

긴박함을 느끼고 주소를 물어봐 겨우 구급대를 출동 시킨 후, 어떤 상태에서 숨을 안 쉬는지, 몇 살인지 등을 물어보고 추가 응급처치 요령을 알려 주려고 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배우자가 욕설과 함께 빨리 오기나 하지 오지 않는다고 계속 소리를 질러, 신고자와 대화가 더욱 힘들었다.

극도로 흥분해 있는 신고자와 배우자를 안심시키며 구급대가 출동 중에 있음을 알렸고, 추후 아기가 24개월이라는 말을 듣고 아이 눈동자가 돌아갔는지(안구 편위), 입술이 파래졌는지, 침을 흘리는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지 등을 물어 보았다. 안구 편위 증상이 있다하여 유아 경기(발작, 경련, 간질)임을 직감하고 옷을 느슨하게 한 후 아이를 옆으로 눕히고 고개를 약간 뒤로 젖혀 기도 확보를 하게 한 후, 미지근한 물로 겨드랑이 등 몸을 닦아주라고 하였다.(이 같은 경우 강제로 입을 벌리거나, 비위생적인 침이나 바늘로 손가락을 따서는 안 된다.)

그 후 아기의 호흡이 돌아왔다고 해 일단 안심을 했다. 하지만 호흡은 돌아 왔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에 이송해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우리는 여기서 신고자의 잘못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패닉(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급 상황에서 침착하고 올바른 119 신고가 중요하다. 위급한 상황에서 5분은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119 신고 접수를 받다 보면 심한 욕설, 신고한지 1~2분도 되지 않아 빨리 오지 않는다며 소리를 지르고, 위치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빨리 오라고 한 후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사고 장소와 현장 파악이 늦어져 우리 119 현장 대원들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지연되어 소중한 자신과 가족, 이웃의 생명을 잃을 수가 있다.

그럼, 119 신고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올바른 119 신고요령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가정에서는 유선전화로 신고를 한다. 유선 전화의 경우 휴대 전화에 비해 119 신고시 정확한 주소가 등록되어 있어 휴대 전화보다 정확한 지점을 확인하여 신속히 사고지점으로 출동할 수 있다.

단, 가정에서 인터넷 집 전화를 사용하는 분들은 인터넷 집 전화 설치 시 집 주소를 정확히 등록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 후에는 반드시 인터넷 설치사업자에게 얘기하여 이사한 집 주소를 재등록하도록 하여야 한다. 인터넷 집 전화의 경우 이사 때 이사하기 전에 집 주소 번호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낯선 거리에서는 건물명이나 점포 상호 또는 상가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알려 준다. 새주소 부여로 인해 건물 및 도로에 있는 새주소 간판을 알려주도록 한다.

셋째, 건물이 없을 경우에는 전신주 번호를 알려 준다. 전신주의 ‘위험’ 바로 아래에 기재된 숫자 및 영어 8자리를 알려주도록 한다.(예시 : 3242F931)

넷째, 산속에서 위치를 모를 경우 소방서에서 설치한 ‘등산로 119 위치 표지판’을 보고 위치를 알려 준다. 등산을 할 때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 확인하면서 등산 할 필요가 있다.(예시: 현 위치 약수터 입구 필봉산 1-1)

다섯째, 고속도로에서 위치를 모를 경우에는 고속도로 갓길(200m 간격으로 설치) 및 중앙분리대 에 있는 시점표지판을 활용하여 위치를 알려주도록 한다.(예시: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 376.2Km)

여섯째, 119에 전화를 건 후 알려야 할 사항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설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소, 전화번호 ,이름을 말한다. 119 담당자가 전화를 끊어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되도록 전화를 끊지 않는다. 다른 사항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곱째, 절대 장난으로 119에 연락하지 않는다.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덟째, 비상 통화시 휴대폰이 잠금장치가 되어있거나 해지된 휴대전화기의 경우에도 긴급통화 (119, 112 등) 통화는 가능하다. 단, 해지된 휴대폰을 아이들 장난감으로 주어지 않토록 한다. 비위생적이며 유아들이 긴급버튼을 눌러 119에 신고되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홉째, 어린이에게 올바른 119 사용법을 교육한다. 부모님들은 상기 내용을 자녀들에게 언제, 어떻게 119에 연락해야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열째, 긴급상황시 전화서비스가 폭주한다. 중요 전화만 통화하여 전화 통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 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컴퓨터나 팩스 사용은 전화선에 부담을 줌으로 사용을 자제한다,

119 신고자는 다시 한번 앞의 내용을 기억하여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올바른 119 신고만이 소중한 자신 및 이웃 등 우리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진범  오산소방서 현장지휘과 상황실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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