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원 오산문인협회 회원/글길문학회 회장. ⓒ김용원

허기진 풍경

김용원(시인)


살얼음판을 간다
햇살이 실금으로 시린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바람도 같이 왔다
더 추워지면 꽝꽝 빗장질 하고
몇 겹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해동이 되지 않는 잠물통으로
꼬리까지 감춰 버리면 어쩌지
바다에도 찬 바람은 따라왔다
시침 떼고 인간의 놀이에 춤을 추는 갈매기떼처럼
나는 지금 너에게 마음을 버려지고 있다
허기진 새들은 허공을 물고 나른다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하루가
거미줄 되어 얼룩진 마음이 한켠에 걸려있고
철 지난 겨울 바닷가엔
사랑들이 모래 속에 박혀서 아웅성을 친다
희죽 거리던 바위섬은 소금에 절여진 속살을 드러내고
숨겨진 진실은 아픔되어 잠긴다
아무것도 모르는 파도에게 깨져가는 내 마음을 보인다
실금으로 소독없이 천천히 깨지는 유리처럼
불어오는 외로움에 가시나무 되어 방어해도
함박눈 같은 눈물에
한 잔 만으로 심장 깊숙히 스며든다
균열은 때론 간절함을 만든다


◆ 김용원 약력

- 삼성전자·대한전선 재직시 안양상공회의소 주최 근로문학상 수상(동인활동)
- (현)기호문학 편집위원
- (현)글길문학회 회장
- (현)오산문인협회 회원
- (현)안양문인협회 및 한국민족문학가협회 이사
- 휴먼테크놀러지 (주)대표이사
- 시집 : 『내 삶의 나무』, 『그대! 날개를 보고 싶다』

김용원  오산문인협회 회원/글길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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