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현 (서울문화재단 예술강사)

주5일 수업제로 주말에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학부모와 아이들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고 있다. 부지런한 부모는 자녀의 창의성 향상을 위해 정보를 탐색하며 미리미리 주말 계획을 세워 놓기도 한다. 어떤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 가장 찾기 쉬우면서도 교육적으로 적합한 장소가 바로 미술관 또는 박물관이다.

아이와 미술관·박물관 관람을 가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눈으로만 보세요, 만지지 마세요.” 그 작품을 관리하는 스텝 및 큐레이터 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전시물의 훼손을 막기 위함임을 너무 잘 알기에 부모는 아이에게 “만지지마. 눈으로 보는 거야” 하고 계속 주의를 주게 된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만지고 싶고 만져봐야 알 것 같고 더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싶은 게 아이들 마음이다. 안타깝기만 한 이러한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바로 전시연계교육프로그램이다.

전시를 관람하고 그 작가의 기법을 직접 체험해보고 만져보고 내가 만든 작품을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전시물 기반 체험학습이다. 더 적극적인 경험교육, 즉 만질 수 있는 전시 hands-on 전시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 최근 확대되며 체험교육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장에 온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이게 뭐예요?’ 뭐로 만들었어요? 어떻게 만들었어요? 등이다. 이런 질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시연계교육이며, 이러한 전시연계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기획된 전시를 체험교육으로 연결시켜주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연구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예술문화교육연구소’에서 교육 기획한 포스코 미술관 20주년 재개관전 ‘철이철철-철의 36.5°’ 어린이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미술관 전시 테마는 산업사회의 쌀과 같은 철을 주제로 ‘철이 역사가 되다.’ ‘철이 예술이 되다.’ ‘철이 생활이 되다’ 라는 기획으로 철로 만든 고려시대 철불 상부터 철로 만들어진 다양한 현대예술 가구디자인까지 총 80종의 작품이 포스코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서울갤러리: 5.27~7.7 / 포항갤러리 :7.17~8.13>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아이들이 철과 관련된 작가의 작품을 도슨트와 관람 후 철과 금속들을 이용한 작가들의 기법을 이용하여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눈으로만 보세요, 만지지 마세요’의 틀을 깨는 전시로 <김경환 작가>의 철로 만든 소파는 겉보기엔 가죽소파로 보이나 직접 만져보면 철임을 알게 되는 그 놀라움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김 작가는 “1초에 한번씩 4만 번 이상 철을 두들겨 가죽느낌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앉아보는 경험을 통해 철의 느낌과 작가의 정신과 소통하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늘 눈으로만 보고 아쉬움을 달랬던 호기심천국 아이들에게 제격이 아닐 수 없다.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포스코 ‘철이철철-철의 36.5°’ 전시연계 어린이프로그램은 총 2회기에 걸쳐 진행된다. 교육과 총괄 기획과 진행을 맡고 있는 ‘글로벌예술문화교육연구소’는 아이들의 색다른 경험을 통해 나온 창의적인 철 작품들 모두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철로 만든 작품도 보고, 전시회도 열어주는 이번 체험 전시에 기대가 크다.

날씨 좋은 6월 산으로 들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한 주 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우리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철을 느끼고, 만지고, 마음으로 감상해보면서 창의력 증진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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