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경 시민기자. ⓒ박성경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그 절정은 인간 창조였다. 인간은 피조물 중에 가장 아름다운 존재다. 신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으니 육체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 정, 의를 다 갖췄다. 피조물 중에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떠나서라도 인간이 아름다운 존재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니 미(美)의 역사는 창세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인간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여러 형태로 발전됐으며, 인간이 사회를 이루게 되면서 더더욱 경쟁적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이 경쟁적인 아름다움은 우월감과 열등감, 자아도취와 탐닉 등의 또 다른 면을 감추고 있다. 신이 처음 인간을 만들 때의 그 아름다움은 ‘절대적’이었다. 완전한 것이며 비교하거나 추가될 것이 없는 상태다. 미의 절대성이 사라진 지금. 계속해서 그 경지를 ‘갱신’ 시켜야만 하는 불완전한 아름다움이 더 큰 위력으로 미의 가치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은 인구 대비 성형수술을 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성형의학기술도 세계적이라 성형을 위해 대륙을 건너 원정을 나서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장신구로 자신의 지위를 나타냈던 유럽. 남들보다 화려해지기 위해 몸무게보다도 무거운 가발을 머리에 이고 다녔던 귀족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차라리 양반이다. 이제는 긴 명절을 이용해 쇼핑하듯 눈매를 사고, 높은 코를 사는 사람들도 태반이다.

최근에 한 중국인은 한국에서 성형 수술을 받다가 뇌사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실제 성형을 하지 않더라도 성형을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다이어트는 포샵으로’라는 광고 문구도 있지 않나. 이제 스마트폰의 웬만한 사진 애플리케이션에는 조명기능뿐만 아니라 성형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몇 천 장이고 사진을 찍어대며 그 상태가 중독에 이른 ‘셀카중독’이라는 말도 나왔다. 더욱 그럴듯한 구도를 만들어주는 ‘셀카봉’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셀카봉을 ‘통갓 나르시스’ 다시 말해 자아도취 막대기 ‘나르시스 스틱’이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향해 그 어느 때보다도 질주 중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개발하는 것은 지, 정, 의를 가진 인간이 구현해낼 수 있는 가장 우수한 능력이다. 하지만 미를 만들어내기 이전에 이미 가진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꾸라는 말이 이젠 너무도 진부하고 고리타분해졌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만족할 수 없고 언제까지고 채워지지 않을 질주는 자유가 없는 또 다른 속박이다.

당신은 아름답다.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논하기 이전에, 이미 당신은 아름다움을 안고 태어났다. 자신의 존귀함을 아는 자, 세상에 태어난 벌거숭이 상태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자. 그렇게 존재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자’의 여유를 부릴 줄 아는 자. 당신이 행복한 사람이다.

박성경 시민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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