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에 나눔 문화를 확산시킨 권혁용 전 대표. ⓒ권혁용

“그때 내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치과 의사가 된 나는 참으로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나누고 함께 더불어 가며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권 전 대표는 그가 처음 치과 의사 시험에 합격을 한 1997년을 회상했다. 삶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게 세워진 그때 이후로 줄곧 월급의 일부분을 단체나 시설에 후원금으로 보내는 등의 일을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처음 웹 사이트를 통해 전국 단체인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란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그는 이후 지리적 문제로부터 야기되는 운영상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중심의 봉사단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침내 권 전 대표는 2003년 11월 29일 다음 카페를 통해 <나누며사는오산사람들>이란 봉사동아리를 창설하게 됐다.

나사오사는 오산에서도 청렴하기로 알려진 봉사단체이다. 이에 대해 권 전 대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그의 집 가훈처럼 욕심을 내지 않는 그의 신념을 굳게 지켜나갔던 것이 그 비결이었을 거라며 조심스럽게 밝혔다. 실제로 나사오사는 회계장부를 사이트를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 권 전 대표는 “매월 수입금액과 지출금액을 세부적인 항목을 정하여 공개했고 그러다 보니 회원들에게 신뢰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사오사는 매월 5천원~1만원의 회비를 모아 어려운 가정을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는 300여 명의 회원이 매월 회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권 전 대표는 “이 중에는 얼굴도 모르는 회원분들이 과반수다. 나사오사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계속해서 후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회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 전 대표는 대표직을 맡으면서 봉사단체로서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치적인 부분이 개입되면 나사오사가 오산지역에서 오래도록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치적 압력은 없었지만 창립 초기 때 약간의 제안은 있었고 그에 대해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권 전 대표 임기기간 동안 나사오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했던 사업은 매달 진행되고 있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권 전 대표는 자원봉사 활동이 나사오사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거르지 않고 꾸준히 진행했고 학생들을 포함시켜 가족단위로 진행되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연탄 나눔 활동, 소외계층 가정 지원, 복지시설 지원, 결식아동 학급비 지원, 장학금 지원, 교복 지원, 나눔 축제 행사 등의 활동이 10년간 진행됐다. 이 모든 활동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권 전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바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다. 권 전 대표는 “모든 사업을 계획할 때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한다. 사업에 대한 장, 단점에 대해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론하여 결정하며 사업을 마친 후에는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사업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여 정기총회 때 보고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권 전 대표가 전하고자 하는 나사오사 활동의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나사오사는 자원봉사 활동과 여러 가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그것이 맞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오산에서 많은 사람에게 나눔 문화 운동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왔다”라고 전했다. 단순히 매월 들어오는 회비나 기부금을 어려운 이웃들과 복지시설에 후원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산시민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잘 담아내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이 나눔가게운영, 나눔잇기문화제, 기부릴레이운동 등의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권 전 대표는 나눔을 지향하는 본인의 인생관을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지역으로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는 함께 했던 모든 회원들에게 지난 시간이 굉장한 영광과 행복이었음을 밝히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 내에 나눔의 물결이 지속적으로 흘러가길 기원했다. 그는 “나사오사가 오산의 아름다운 재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특정 소수가 아닌 오산에 살고 있는 많은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모은 후원금이 오산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 지역의 나눔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나사오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오산의 나눔 공동체를 꿈꾼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잠시 활동을 중단한 회원들을 언급하며 1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만나길 소망했다.

권혁용 대표를 이어 홍숙희 대표와 한효식 대표가 새롭게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권 전 대표와 지난 10년간 나사오사의 활동은 개인의 바른 신념이 주변과 사회를 청정하게 바꿔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권 전 대표는 나사오사 성장의 원동력은 지속성과 투명성에 있음을 언급했다. 그의 바람처럼 나사오사의 나눔 부흥운동이 앞으로 지역사회에 더욱 훈훈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원한다.

▲ 나사오사 로고. ⓒ권혁용

박성경 시민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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