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남 오산IL센터 사무국장. ⓒ강경남

장애에 대한 시혜적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며 장애인 권익옹호를 하고 있는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부설:오산장애인권센터)의 강경남 사무국장를 찾아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오산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오산IL센터라고 하는데, IL의 뜻은?

IL이란 뜻은 independence living의 약자로 직역하면 독립된 삶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환경을 바꿔내야 한다는 시민사회 이념과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장애인 이동권에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버스나 택시를 탈수 없다면 대중교통권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저상버스나 특별교통수단으로 기본권을 확보해주면 장애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환경적으로 해소되는 것이다.

또한 IL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집단 수용 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어내야 한다는 것으로 탈시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설의 특성상 아무리 민주적, 개방적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자유의지가 집단에 의해서 훼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시설 정책은 자립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서 시설 장애인의 자립 욕구가 강하면 세상 밖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주택 및 직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가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4월은 장애인의 달이면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런데 오산IL센터에서는 장애인의 날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장애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교육권, 이동권, 문화 향유권, 노동권, 일상생활에서의 삶(결혼, 출산, 양육) 등 매우 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그 차별의 이면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살기에는 아직 척박하기만 하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장애로 인한 생활고로 비관 자살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보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장애인의 달, 날을 통해서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1년 365일 장애인 차별이 없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고, 4월 20일은 우리 주변에 차별이 아직까지 존재하는지 점검하는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4월 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 부른다. 그날은 전체적인 환경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보완할 것들을 정리해서 정책을 결집하는 날이다.

- 오산시 장애인 현황은 어떤가.

답변 : 오산시에는 7,300여 명의 장애인이 살아가고 있다. 이는 등록된 장애인의 숫자에 불과하고, 미등록 장애인의 숫자는 통상적으로 등록 장애인 수만큼 추정됨으로 미등록 장애인을 포함한다면 15,000여 명으로 추정한다.
미등록 장애인은 결국 사회적 편견이 빚어낸 비극일 수 있다. 이는 오산시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 오산IL센터에서 하는 일은?

장애인의 권익옹호를 위한 활동을 한다.
동료 상담, 캠페인, 차별상담 전화, 아카데미, 인권교실, 야학 운영 등은 권익옹호를 하기 위한 서포트 활동이라고 보면 된다.

- 센터 이름에 중증장애인이라고 되어 있는데 중증 장애인만을 위해서 활동하는건가?

아니다. 중증장애인은 장애인 복지법상 1-2급 장애인과 자폐 및 지적장애가 중복된 3급 장애로 규정하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사회속에서 혼자 자립이 가장 어렵기 때문에 중증장애인들을 싸고 있는 환경을 바꿔놓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도 살기 어렵다.

- 현재 오산시 장애인 정책은 어떤가?

오산시의 경우에는 지역적 카르텔이 존재하는 것 같다. 지역이 좁다 보니, 복잡하게 얽힌 관계 설정이 있고 그 관계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특정인을 중심으로 세력화되어 있고 그것을 둘러싼 관계 설정이 거미줄과도 같아서 어떤 정책을 제시하면 편이 갈리는 게 훤히 보인다.
반대로 지역적 카르텔의 가장 큰 장점은 결집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장애인 정책 관련해서 보편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정책의 완성도는 고민되지만, 정책의 노력도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장애인 활동보조 추가시간의 경우 2012년 오산을 포함해서 경기 31개 시군 중에서 7개 시군이 시행했다. 다만, 충분한 시간이 제공되지 않아 만족도는 낮았지만, 오산시와 규모가 비슷한 지자체에서도 추가시간을 제공하게 된 계기가 된 것과, 교통약자의 대중교통권 확보도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었지만 시행하고 있다는 것은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전향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교통약자의 대중교통권에 대한 요금체계 부분은 요금인하 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므로 더 좋아질 것이라 믿고 싶다.

더불어 혁신교육이 학령기 아동에 국한되지 않고 특수교육 및 교육권 박탈에 따른 장애인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확대되길 바란다. 교육도시 오산에서 그 어떤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교육이 혁신교육이라고 생각한다.

- 6.4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정치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열심히 다들 하고 계신 것 같다. 하지만, 부문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로 지칭되는 계층에 대한 현실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볼 계획이다.

- 오산시에 바라는 것은?

장애아를 둔 부모가 450만원의 수급의 벽 때문에, 전 재산 500만원의 아버지가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수급 혜택을 주기 위해,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서 중증장애인이 혼자서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가난한 부모로 인해 돌봄을 받지 못하고 어린 동생을 돌보다 동생과 함께... 그렇게 차가운 세상을 원망하며 사라져간 그들과 남아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예산이 없어서...라는 공허한 말보다는 당신들의 권리이다라고 말하는 오산시가 되길 희망해 본다.

김재연 시민기자  mail@osnews.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