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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3할2푼9리에 4할1푼의 출루율과 5할4푼8리의 장타율. 어느 팀의 중심타자 성적이 아니라 시즌 초반 두산 베어스의 팀 타격 성적이다.
두산은 2010시즌 개막 초반 5승 1패(5일 현재)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팀 평균자책점도 3.40으로 1위지만 그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6경기서 11홈런을 뽑아낸 동시에 3할 대 타율과 4할 대 출루율, 5할 대 장타율을 자랑하고 있는 타선의 화력을 주목할 만 하다.
김경문 감독은 미야자키 전지훈련서부터 개막 직전까지 "유재웅(31), 이성열(26) 등 타격 재능을 갖춘 선수들을 중용해볼까 한다. 타선의 파괴력으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힘을 비추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는 초반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
6경기에 모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성열은 2할9푼2리(24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무려 10개의 삼진을 당하기는 했으나 이전보다는 조금 더 투수와의 대결을 길게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
지난 3일 문학 SK전서도 삼진 4개를 당하기는 했으나 5구 미만에 삼진으로 물러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집중하며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라는 김 감독의 이성열 평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중인 유재웅의 6경기 성적은 2할5푼(20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 3월 28일 잠실 KIA전서 역전승의 발판이 된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던 유재웅은 4일 SK전서 7회 우완 임성헌을 상대로 우월 투런을 쏘아올리며 첫 아치를 신고했다. 그는 경기 후 "실투를 때려낸 것"이라고 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상세히 복기했다.
"볼카운트 1-0에서 우측 파울 홈런 타구가 나왔을 때 조금 높게 치우친 슬라이더였다. 파울 홈런이 나왔기 때문에 또 그 쪽으로 공을 던질까 싶었는데 다시 거의 똑같은 코스로 공이 향했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이었지만 똑같은 코스로 날아와 그대로 당긴 것이다".
또한 유재웅-이성열의 기회 획득으로 인해 교체 요원이 된 선수들도 엄청난 집중력을 자랑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주전 우익수 임재철(34)은 대타-대수비-대주자로 시즌 초를 맞고 있으나 성적은 더욱 놀랍다. 5타석 4타수 3안타(7할5푼) 2타점. 교체 요원이 한정된 기회 안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가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임재철의 집중력 또한 엄청난 것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지난해 생애 최고의 성적(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을 올렸던 이원석(24)의 맹타도 주목할 만 하다. 1루 전향 가능성도 있었던 주포 김동주가 확실하게 3루를 지키고 최준석이 1루로 출장하는 동시에 이성열이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시즌을 맞은 것이 이원석의 현 상황.
그러나 이원석 또한 SK와의 3연전 중 2경기에 유격수-2루수로 선발 출장하며 11타수 4안타(3할6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스프레이 히터로의 변신을 꾀했던 전지훈련서의 훈련 과정을 경기력으로 잘 이어가고 있다.
"운이 좋았다"라고 3연전 활약을 자평한 이원석이지만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 출장 기회를 확실히 살려 주전 자리를 얻고 싶다는 열망은 누구보다 뜨거운 것이 사실. 발빠른 우투좌타 오재원(25) 또한 6경기서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2타점 1도루로 교체요원의 한계를 순간 집중도로 상쇄 중이다.
두산의 시즌 초 라인업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즌이 개막한 이후에도 주전-교체 요원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의 존재가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라는 것이다.
김현진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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