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임금이 친필로 쓴 '대웅보전'
                  단원 김홍도의 '후불탱화'       
     

용주사 절의 입구에 해당하는 일주문(산문)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龍珠寺라는 현판이 보인다. 현판 아래에 서있는 정문은 절의 입구라고 보기에는 어딘가 어색한 점이 있다. 정문 자체의 모양새는 절의 산문 이라기 보다는 일반 여염집 대문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

일주문안 양옆으로는 금강역사 두 사람이 악한마음을 가지고 절로 들어서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것처럼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서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100여미터 앞에 삼문이 보인다. 일반사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삼문이 절의 건축물로 있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지만 임금과 관계된 절이기에 삼문이라는 격식을 갖춘 문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삼문에 이르는 길 양 옆에는 선돌들이 절을 호위하듯 서있다.

삼문은 조선시대에 서원이나 사당 등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문으로, 들어갈 때는 오른쪽 나올 때는 왼쪽을 그리고 가운데 중문은 신들의 통로로 사용된다.

대체로 이러한 형태의 건축물은 궁중에서 주로 이용 됐다. 이런 형태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경북궁내에 있는 경희루가 손꼽힌다. 지붕모양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건축양식의 하나인 맞배지붕 형태를 이루고 있어 용주사 건축 당시의 정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천보루’ 양옆으로 늘어선 행랑은 많은 객들이 이곳을 찾아 참배를 드렸음을 알 수 있다.

용주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웅보전은 앞쪽으로 천보루와 주위에 천불전, 효성전 지장전 등의 호위를 받으며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는 중심 사당이다. 용주사 건립시기(1790년)에 세워진 대웅전은 이후, 1900년, 1931년, 1965년 에 걸쳐 수리와 중수를 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가장 최근의 수리는 1987년인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대웅보전의 백미는 건축물 보다 안의 내용물에 있다. 제일 먼저 현판을 보면 멋들어진 필체의 글자를 볼 수 있다. 불교를 국교로 인정 하지 않던 조선시대에 정조가 친필로 ‘대웅보전’이라 글씨를 하사해 양각을 했다.
글씨체에서는 정조임금의 효심과 함께 임금의 기상을 느낄 수가 있다.

칠성신은 우리나라 고유의 민간신앙으로서 북두칠성의 칠성을 믿는 고유 신앙이다. 불교가 한반도에 전래된 후 우리의 고유신앙과 불교사상이 융합되어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칠성신을 모시는 각을 만들어 두는 예가 흔한 편이다.

용주사에도 칠성신과 함께 삼성에 속하는 독신과 산신을 칠성신과 함께 봉안하고 있다. 시방칠등각 내부에는 칠성탱화가 그려져 있으며, 산신탱화 등이 우화적으로 그려져 있다.

대웅보존의 왼쪽건물에는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유래했다는 범종을 보존하기 위한 건물이 있다. 건물 안으로는 종루에 용머리 모양을 한 범종이 있다.
 
‘용주사범종’이라고 불리는 이종은 총높이 1.44m, 입지름  87Cm의 중대형 종으로 우리나라 전통 범종의 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종의 최상층부에는 용모양의 종을 거는 고리가 있어 세련된 멋을 풍기고 있다. 그리고 종의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천상과 비천상 그리고 삼존상이 번갈아 조각되어 있어 종이 제작되었을 때의 정성을 알 수 있다. 종의 제작 시기는 신라문성왕16년(854년)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대체로 고려 전기의 종으로 보고있다.

이왕에 들른 용주사라면 반듯이 가보아야 할 곳이 한군데 더 있다. 바로 효성전이다. 효성전은 정조의 효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용주사 옆에 사도세자의 능을 만들고 이곳 용주사내에 효성전을 지어, 사도세자와 비의 위패를 봉안해 놓았다.

효성전 앞에 있는 탑은 ‘부모은중경탑’으로, 정조가 당시 ‘사일스님’으로부터 들었다는 부모의 10대 은혜를 적어놨다는 ‘부모은중경’의 내용을 담아 세워졌다.

용주사의 주지스님은 정호스님으로 1969년 고려대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 하셨으나 불교의 교리에 심취, 1973년 인천용화선원에서 득도하셨으며, 75년 법주사에서 비구계를 수지 받으셨다. 그리고 통도사, 태안사, 화엄사 등을 거쳐 현재 용주사를 이끌고 계신다.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