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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맛을 찾아서
정성을 파는 종로칼국수
과거 수원의 중심이었던 종로는 지금 많은 상가들이 철시하면서 썰렁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십여 년이 넘도록 수원의 맛을 지키며 칼국수를 파는 가게가 있다. 허름한 가옥 이지만 점심때 이집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먹으려면 꽤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만 큼 단골손님이 많다.
단골이 많은 이유는 한 곳에서 장사를 오랫동안 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칼국수 맛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나이 드신 여사장님의 음식솜씨를 알아볼 수 있는 맛깔스러운 김치와 함께 수저위로 오른 칼국수의 면은 침을 넘어가게 만들기 충분하다.
칼국수 맛의 비결은 공개할 수 없지만 종로 칼국수의 진짜 비결은 “정성에 있다”며 한사코 재료가 무엇인지는 밝히기를 거부 했다.
종로칼국수를 이용하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이집 칼국수는 꼭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칼국수, 그 옛날 먹어봤던 그 칼국수“라며 이구동성으로 칼국수의 깊은 맛을 인정한다.
거기에 한복만을 고집하는 사장님과 ‘수원에서 유일하게 남은 종로 칼국수가 바로 우리야’라는 사장님의 자부심이 한데 어우러져 식탁에 오른 칼국수를 보면 만든이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가 있다.
식당엔 의자대신 탁자를 이용, 식탁을 대신하고 있다. 두꺼운 원목을 사용한 탁자는 식당용 탁자라기보다는 서재용 탁자에 가까우며,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책들은 고서점을 방불케 하며, 칼국수를 먹는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그러나 수원화성 개발로 인해 언제 이곳이 헐릴 것인지 알 수 없는 운명에 불안해 하지만 이곳이 헐린다고 하더라도 “꼭 이 근처에서 다시 식당을 열어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실망 시키지 않게 하겠다”는 사장님의 서명 없는 약속을 지켜보고 싶다.
권영필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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