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근카페 '들무새'
꽃이 한창인 4월 중순, 출장길에 광릉수목원을 지나 축석고개로 향한다. 시장기가 도는 점심시간이다. 요기도 할 겸 사진도 찍을 겸 예전에 아내와 들린 적이 있던 ‘들무새’라는 남근카페에 들렸다. '들무새'는 뒷바라지에 쓰는 물건이나 어떤 일에 쓰는 재료를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들어오는 가게마다 망해나가던 이곳에 ‘터의 음기가 세어 장사가 잘 안되니 남근을 만들어 음기를 막으라’는 스님의 말에 따라 남근을 만들어 세우고 장사가 성황이라 한다.
 |
사진촬영(손님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실내촬영은 금지)을 허락받고 종업원이 추천하는 돈까스를 시킨다. 먼저 나온 커피의 잔 손잡이도 남근이고 설탕을 젓는 스픈도 자기로 만든 남근으로 대신한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꺽어 창가에 자리하면 ㅁ자 집의 작은 정원을 내다볼 수 있다. 물론 다른 면에서도 볼 수 있다.
 |
발기되고 과장된 남근을 내어 놓고 오줌을 누는 남성상과 그를 바라보는 뒷모습의 여인상이 보인다. 남성의 뒤에는 발기된 물건을 열린 지퍼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또 다른 남성상이 있다. 상기되고 야릇한 여인의 얼굴 표정은 건너편 유리창에 비친 모습으로 보면 재미있다. 오줌발을 따라 가면 화분이 놓여있는데 한 쪽이 깨져있다. 흔히 남자들이 요강을 깬다느니 소변기 나프탈린이 쓰리쿠션을 돈다느니 하는 말로 정력을 자랑하는 비유이다. 작가인 주인장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다.
카페의 출입문 앞에는 ‘자 들어갑니다’라는 표찰을 남근에 걸은 목상이 손님을 맞는다. 십 여 보 걸어 나오면 굴뚝을 대신하는 3~4 미터는 됨직한 거대한 남근이 온갖 모양의 남근을 계단 밑으로 거느리고 위용을 자랑한다. 이 터의 음기를 막는 것이 이 남근상이리라.
옷걸이도 남근 모양이요, 시멘트로 만든 정원등도 또 남근 모양이다. 화장실 손잡이도 남근이었던 기억에 근황을 물으니 짓궂은 손님들이 하도 빼가는 바람에 보통손잡이로 바꾸었단다. 남근에 비해 여근은 갯수가 적기는 하지만 커플들이 시키는 주스잔 중 남성용의 빨대 꽂는 부분이 옥문 모양이다. 물론 여성용은 당연히 귀두모양이고... 유심이 둘러보면 옥문 앞에 결합전의 남근과 음낭을 찾을 수 있다.
들무새를 핑계로 비속어를 한 번 써보자. 이곳엔 좆이 좆 나게 많다. 하하하...
성이나 성기를 들어 내놓고 일상의 화제로 이야기하고 전시하기는 어려우나 금기시할 일만도 아니며, 한정된 이런 공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초등학교 친구들도 한 번 둘러보기를 권한다. 부부가 함께 가면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부부애가 돈독해질 것이요, 애인과 같이 가면 사랑이 샘 솟을 것이다. 물론 애인과 동행했다 마누라에게 깨지는 불상사는 내가 책임지지 못한다.
그리고 음식 값은 요즘 경기(내 주머니 형편상?)로 봐서 착한 가격은 아니나 돈까스의 맛과 양은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혼자 들무새를 방문한 사실을 내 아내에게 알리지 말라. 진짜 혼자 갔느냐고 추궁할 것이요, 혼자였던 것에 바보라고 속으로 웃을 것이기 때문이다.
입과 눈이 즐거운 “들무새”
필명 마지막 땅
까페 위치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373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산시 대원2동, 오산시마을공동체 네트워크‘함께 누리넷’ 밑반찬 나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