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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10시 40분경에 팔달문 인근에 있는 수원화성 안내소 입구에 이른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곽길’을 걷게 된다. 수원역에서 지금까지 걷느라 약간의 땀은 나고 힘들긴 했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지금 오르는 구간은 성곽길에서도 가장 힘든 코스일지도 모른다. 가장 가파른 산을 타고 정상(143m)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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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소에 이르니 안내원의 방송이 들려온다. “수원화성 방문을 환영합니다. 수원화성을 입장 하실려면 입장표를 구입하셔야 합니다.” 수원화성을 관람하려면 입장표를 구입해야 한다. 어른은 1,000원이며 어린이는 500원을 받는다. 수원화성 입장표는 수원문화재단 심볼마크가 있는 동그란 스티커를 붙여준다. 우리는 그 스티커를 왼쪽 에 붙여놓았는데 일행 한분이 가방에서 뭔가를 끄적 끄적 끄집어 낸다. 태극기 스티커였다. 태극기를 하나 더 붙이니 ‘이런 이거 수원화성 걷기 국가대표네’ 엄청 부러운 것이다. 그렇잖아도 아까부터 빨간T가 맘에 들었었는데, 태극기 스티커까지 약간은 질투심이 오른다. 날씨가 30도가 넘는 날씨다 보니 별 아무것도 아닌 거 가지고 질투심을 낸다. ‘하나만 구해주지...’ 내심 바래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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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따라 계단을 천천히 오르다 가족같아 보이는 어르신들이 보였다. 이른 아침 팔달산으로 산책을 갔다 온 듯 보였는데, 팔달산은 인근 지역에서 살고있는 수원 사람들의 산책코스로 유명하다. 또한 이곳은 팔달산을 둘러볼 수 있는 팔달산둘레길이 있다.
잠시 팔달산을 얘기하자면 143m의 팔달산은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선 가장 작은 산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또한 팔달산 지명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올라가는데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 이고 선생을 존경하여 여러 번 벼슬을 권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고 선생은 끝내 벼슬길에 오르지 않았고 이에 태조 이성계는 그림 그리는 사람을 시켜 이고가 살고 있는 탑산을 그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려온 그림을 보고는 "역시 아름답고 사통팔달한 산이구나." 라며 크게 감탄하고, 산 이름을 팔달산이라 지어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팔달산, 팔달구는 이 지명에서 유래됐다. 팔달산의 지명으로 유명한 이고묘역은 광교산에 묘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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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계단을 오르다 계단 중간지점에 이르니 잠시 예전에 ‘수원화성 축성의 길’을 걸을 때가 생각났다. 수원화성 축성의 길은 화성 건축을 위해 모든 물자가 화서문을 통해 날랐던 길을 말하는데 화서문, 숙지산, 여기산, 옛 항구가 있었던 하성시 구포리 지역까지 20여km의 축성의 길을 말한다. 그 중에 돌 뜨던 곳이 수원지역에도 여러 곳 있는데 바로 이곳이 그 중의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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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옛 수원화성 축성당시 돌을 뜨다 말은 흔적이다. 이 근처엔 이런 흔적이 남은 돌들이 많이 남아있다. 일행은 잠시 추억이 남았던 작년을 회상하며 다시 올라간다. 저기 남포루가 보인다.
남포루는 포를 설치하여 원거리에서 접근하는 적을 공격하는 곳으로 포대 설치와 초소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조금 더 걸으니 서남암문이 보인다. 서남암문은 원래 성곽의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적이 알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내어 사람이나 가축이 통과하고 군수품을 조달하기 위하여 설치된 문이다. 화성에는 5개의 암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서남암문 이곳만큼은 뭔가 색다르다. 포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이곳의 암문은 방어적인 성격과 서남각루(화양루)와의 연결하는 기능이 더 강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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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암문을 들어가면 200여 미터의 ‘용도‘가 보인다. 용도는 서남각루(화양루)까지 연결해 주는 길을 말하는데 용도(甬道)를 해석하자면 ’달리는 길‘ 또는 '양쪽이 널판지로 가린듯한 길' 이다. 적의 동태를 살필 수 있는 화양루에서 적을 발견하면 서남암문에 보고를 하러 신나게 달려야 하는 길‘인가 하며 잠시 생각을 해본다. 수원화성을 거닐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과 해석을 나름데로 해본다. 그러면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용도(甬道)는 서남암문의 방어적 취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건축된 건축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용도(甬道)를 자세히 보면 길 이라지만 하나의 거대한 요새처럼 길다란 하나의 건축물로 보이고 기능으로 본다면 공심돈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건축물은 팔달산 서쪽의 지리적 취약점과 서남암문의 방어적 기능을 보완해 주면서 적들의 동태를 살필 수 있는 화양루까지 완벽하게 연결하고 있다.
용도 중간엔 ‘용도동치’가 있다. 성곽 건축에 있어서 치성 문화는 우리 민족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성곽 건축양식 중에 하나다. 치는 일정 간격으로 성곽을 돌출시켜 180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기능이며 수원화성엔 10개의 치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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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끝부분에 다다르면 서남각루(화양루)가 보인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10분경 수원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 10분 정도, 화성안내소에선 20분~30분 정도 걸린 거 같다. 우리 일행은 잠시 이곳에서 쉬기로 하며 수원시내 전경을 감상한다.
이곳 서남각루는 적들의 동태를 살필 수 있는 감시초소의 역할도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수원지역 서남쪽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 날씨지만 이곳은 편서풍의 바람을 모두 받아주는 곳이라 수원화성에서도 가장 시원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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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10여분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재촉한다. 서남암문을 빠져나와 서장대 방향으로 향했다. 서포루가 보인다. 남포루에 이어 두 번째 포루다. 서포루는 2층 누각으로 지어져 있고 1층은 포를 설치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며 수원화성 5개 포루 중 하나이다.
서장대에 다다르기 전 체험할 수 있는 ‘효원의 종각‘이 보인다. 이곳에서 효원의 종은 1000원이면 타종을 해볼 수 있는데 여럿이서 함께 하면 참 재밌고 두근두근 맘 설레임도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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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의 종을 지나면 드디어 멀리 수원화성에서도 유명한 건축물인 서장대가 보인다. 지금의 서장대는 시내 풍경과 수원화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200년 전 당시 이곳은 군사 지휘소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또한 당시 왕이나 병조판서가 왔을 때만 황금색 깃발이 걸어 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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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깃발 얘기를 하자면 수원화성엔 깃발 체계가 있다. 오방색이라고도 하는데 남쪽은 붉은색, 서쪽은 하얀색, 북쪽은 검은색, 동쪽은 파란색 깃발을 꽂아 놓았다. 그리고 왕이나 병조판서가 올 때면 황금색 깃발을 서장대와 화성행궁에 꽂아 놓았다고 한다.
서장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은 길을 재촉해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수원 ‘팔색길‘ 탐방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수원의 길 여행팀인 ‘수원을 걷는 사람들‘ 카페(http://cafe.daum.net/suwonway)를 개설해 놓고 있으며 ’팔색길’ 뿐만 아니라 ’수원물길’, ‘수원화성 축성의길‘등 수원의 아름다운 길들을 계속 찾고 있다. 수원의 길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카페에 관련 정보를 계속 올릴 예정이니 참고하면 된다.
수원시티넷 김홍범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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