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내수 진작을 위해 경제단체들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한다고 요란을 떨고 있지만 그것으로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물건을 싸게 판다 한들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을 정부만 이해 못하는 것 같다.

국내기업에서 생산한 제품들의 가격이 떨어지면 당장 눈앞에 실질 구매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내수가 상승하지는 않는다. 물건을 실질 구매할 수 있는 전체소비자의 규모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소비형태는 일부 계층에 국한된 제품만 불티나게 팔릴 뿐이다.

전체소비 규모를 감소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비정규직의 증가에 따른 현상이다. 정규직 소비자가 줄어들고 비정규직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내수시장은 연동되어 위축된다. 정규직과는 다르게 저축할 돈조차 궁한 비정규직에게 정상적인 소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딱 먹고 살만큼만의 급여만 받는 비정규직 소비자들은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용품 이외에는 거의 소비를 하지 않는다. 소비를 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생각 이외로 심각하다.

비정규직에게는 교환주기가 지난 가전제품들과 의류 및 일상 생활용품들이 익숙하다. 먹을 것 이외에 굳이 물건을 사지 않는 이들의 경제상태를 애써 무시하고 오로지 인구수 대비 노동자 문제로만 접근하면 제품을 팔수 있는 시장의 폭이 넓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전체 노동자중에 비정규직을 제외하고 나서 시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 소비시장의 크기는 작게 줄어든다. 마치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학생들은 많지만 학원운영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줄어든 소비시장을 상대하는 기업은 한국의 소비시장이 이렇게 작았나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시장의 소비자를 비정규직으로 몰아 내수 자체를 불안전하게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싫어하며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물건만 만들면 무궁무진한 소지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자기위안적 착각을 하고 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과 줄어드는 인구수, 소비를 주도하는 젊은이들의 탈 경제문제 등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하는 한국의 내수악화는 미래를 암울하게 치명적 요소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여전히 비정규직 채용을 사랑한다.

정부조차 비정규직이 늘어남에 따라 내수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이윤이 어디서 늘어났는지 사칙연산의 기본도 모르는 정부가 현 정부와 대기업집단들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비정규직을 최대한 줄이고 보편타당한 복지형태를 도입하기 위한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내수를 살리는 진정한 애국의 길이다

전경만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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