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은 지난 23일, 성남 서울항공의 상공에는 화려한 그림이 수놓아졌다. ‘서울 국제 항공 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5(서울 ADEX)’에서 선보인 항공기들의 화려한 비상 때문이다.

ADEX의 최고 볼거리로 여겨지고 있는 에어쇼는 현존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는 미 공군 ‘F-22’의 시범비행과 공군 특수부대 팀인 ‘블랙이글스’의 아찔한 곡예비행으로 주목받았다.

F-22는 미국의 최첨단 전략무기인 랩터 전투기다. 미국의 정책으로 인해 수출도 되지 않으나 올해 한국에서 처음 공개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이 비행기가 ‘세계 최강’으로 꼽히고 있는 데에는 마하 2.25에 달하는 기동성과 적의 대공 레이더를 피해가는 스텔스 기능에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공군의 전투기인 F-15K보다 엔진출력이 2배나 높아 50여m의 활주로만 달려도 수직비행이 가능해 관람객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한국의 ‘블랙이글스’는 T-50B 8대로 이루어진 팀으로, 화려한 공중곡예를 선보여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이번에는 호주 민간곡예 비행팀인 Maxx-G의 고난도 곡예비행도 함께 이루어져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제품의 수출과 국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로 10회를 맞아 32개국 386개 업체가 참여하고, 부스 갯수만 해도 1580여개 규모로 대폭 늘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로템,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등 방산업계에 관련된 기업들이 대부분 참가해 첨단기술을 선보였으며,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KT-1, T-50, 수리온 헬기 등 항공기와 K-9 자주포, 장갑차 및 각종 군용트럭이 전시됐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오는 2017년 초종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를 위해 국산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인 T-50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발전하는 기술력과 선진 시스템 선보여

이번 전시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순수 기술로 제작한 주력무기들도 꼽혔다. 그 중 올해부터 우리나라 공군에 도입될 지상타격용 미사일 ‘타우러스’도 공개됐다. 타우러스는 지하의 견고한 표적과 강화 콘크리트 구조물 등의 특성에 탄두를 바꿔 파괴하는 미사일로 다른 공중발사 무기들보다 2배이상 관통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탐지, 추적, 교란, 파괴할 수 있는 ‘킬 체인’의 핵심전력 중 하나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의 전시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현대로템은 기아자동차 현대위아 등 현대 차 그룹 내 방위산업 계열사들과 공동 부스를 마련했으며, 이번 전시회에는 주력 제품인 K2전차, 차륜형 장갑차, 지휘소용 차륜형 장갑차 모형들을 선보였다. 차륜형 장갑차는 도심지역을 비롯해 전후방 적전지역에서 요구되는 기동성, 수송성, 운용성을 갖추고 있으며 네트워크전 수행도 가능하다.

한화는 수중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 폭발물 제거로봇, 한국형헬기 수리온 등의 아이디어 기반의 제품들을 선보였다. 한화테크윈은 세계 최고 성능인 155mm K-9 자주포, 로봇형 탄약 운반 장갑차 K10등을 전시했으며, 한화 탈레스는 적외선탐지추적장치, 우도무기분야 탐색기 등 30여종의 첨단 장비류를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육해공 전장의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방위산업체로서 역량을 보여줬다. LIG넥스원은 전시관을 유도무기, 레이더,통신 및 항공, 협력업체 구간 등으로 나눠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천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항공전자 장비 및 하지착용 로봇 등을 전시했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무엇보다 가상훈련시스템이다. 폴대에 매달려 가상현실 기계를 착용하면 ‘미션임파서블’의 톰크루즈가 된 것처럼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또 앉아서 게임하듯이 운전대를 조종 하면 3D 입체화면이 나타나 실감나는 영상을 통해 현실에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여지는 체험부스도 많은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방위산업, 미래의 먹거리이나...

박근혜대통령이 국내 항공 산업을 2025년까지 글로벌 톱7에 진입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듯이, 방위산업은 현재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최근 ‘2035년 대한민국 미래 도전 기술 20선’ 중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국가의 성장을 이끌 기술로 서비스 로봇과 함께 무인항공기가 꼽힌바 있다.

경제적으로는 1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항공우주산업에 9조 5천억의,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수출액은 매년 그 수치가 높아지며 2012년에서 2013년에는 23억에서 34억으로 45%가 급증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 방산비리와 사업논란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방산수출은 수주기준 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수준에 머무른 상태다. 해외 무기도입의 과정이 방산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탓에 계속되는 감찰이 있었고, 이것이 수출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출범하며 방산비리를 뿌리 뽑을 것을 약속했으나 1년이 다 돼가는 현 시점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평이다. ‘혈세낭비’로 평가되고 있는 방위산업의 ‘비리’꼬리표가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는다면, 방위산업의 전망도 밝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무기산업이 민간산업으로 확장되면서 대량살상 무기가 거래되는 것에 대해 ‘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참여연대에서도 ADEX의 무기박람회에 대응행동을 촉구하며 “무기는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되고, 무기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전쟁과 분쟁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방위산업에 대한 저지운동을 벌였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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