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첫 페이스북 글은 2시간 만에 7만 명 이상 접속했다고 한다. 그 내용이 백악관 뒤뜰에서 찍은 2분가량의 동영상으로 훈훈하다. 누구나 당연히 ‘좋아요’를 눌러주었을 것이다.

요즘 버스나 전철을 타면 대부분 사람이 스마트폰에 빠져 누가 타고 내리는지 앞에 누가 서 있는지 도무지 관심도 없다. 과거에는 게임에 몰두했다면 요즘은 감각적인 정보와 동영상 그리고 사진이 많아 설렁설렁 읽어도 된다. 필자도 스마트폰에 뜨는 남들의 게시물을 넘기느라 바쁘다 보니, 정작 내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지는 못하고 남의 것을 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단순히 ‘좋아요’만 눌러주기에도 바쁠 정도이다.

SNS에 올라온 글과 사진은 우선 재미는 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일상사라서 금방 흥미를 느낀다. 하지만 문제는 내용이 ‘흥미 위주’라는데 있다. 좋은 일이라면 몰라도 나쁜 소문이나 사건은 당사자에겐 중차대한 일이다. 그것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흥미로 즐긴다.

때로는 저질 정보에 빠져 생각을 잃는 멍텅구리도 된다. 과거 TV를 ‘바보상자’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사람들을 윤똑똑이로 만든다. 자신의 허접스런 일상을 올리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고, 자랑삼아 올린 남들의 이야기에 질투심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자기 일보다는 나도 모르는 새에 타인의 일상사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이 인간적인 감성을 흩트리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기보다는 타인의 정보에 의존한다. 무조건 스마트폰에 있는 정보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삽시간에 퍼져 사회적 문제로 비화한다. 많은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상승세를 탔다가 SNS 한방에 추락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왜곡된 정보로 인해 때아닌 강제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누구나 한 대씩은 가진 모바일 시대에서 SNS가 사람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단순히 통화수단이 아닌 새로운 정보를 실시간에 공유하는 발 빠른 정보망으로 SNS는 끊임없이 진화했다. 이러한 현대문명의 기기는 잘 활용하면 세상살이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하면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아무리 쇳덩이와 전자칩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옛날처럼 인간적인 정이 넘치고 대화가 통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보다 남의 일에 관심을 두니 인심까지 흉흉해져서 하는 말이다. 버락 오바마의 페이스북에서처럼 ‘좋아요’만 눌러도 될 악의적인 내용이 아닌 그런 정보가 넘쳐나는 SNS 시대를 꿈꾸어 본다.

이원규 기자  mail@newstow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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