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와 서울시가 청년실업에 대한 정책을 발표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성남시는 ‘청년배당’이라 부르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만29세 미만 청년들을 그 대상으로 미취업 기간, 소득 등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발해 지원하겠다고 하고, 성남시는 나이를 기준으로 자격제한 없이 지역화폐를 주는 방식이다.

명칭만 다를 뿐 모티브가 유사한 이러한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보건복지부가 그 정책은 사회보장제도에 해당하므로 복지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자신들이 추진하는 ‘취업 패키지’ 사업과 중복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여당 정치인들은 ‘포플리즘’ 운운하며 맞불을 지폈다.

필자는 복지부와 노동부가 해당 사업에 대해 오랜만에 반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반가움을 표한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청년실업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가 있었다는 것은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시와 성남시가 해당 정책을 이번 기회에 중앙정부와 잘 발맞추어 성사시키길 간절히 바란다.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역할 분담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것도 대의명분이 세워지는 일이다.

물론 박원순 시장이 노동부와의 토론을 제기했지만, 그 토론이 지자체와 중앙정부만의 토론이라면 정치적 성토장이 될 뿐 실효를 거두지는 못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당 정책의 대상이자 당사자인 청년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참여하는 범국민적 토론이라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본래부터 갖은 불평등은 어찌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광역시·도는 서울시를 비롯해 16개나 된다. 빈곤층 청년들에게 불평등의 사회구조를 바꿔 줄 묘안이 이 방법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청년실업 해결책으로 선택할 것이다.

여당 정치인들이 그 정책을 ‘포플리즘’이라고 비판한다면,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의 무산된 공약들은 ‘배신의 정치’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나 공적토론의 과정을 거쳐 미래지향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구체적인 청년실업의 대안은 정부는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마땅히 제출해야 할 밀린 숙제이다.

한편, 청년들에게 벌써 세금으로 생활하는 습성을 배우게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청년은 학업을 하면서도 이른바 ‘알바’를 통해서 부모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며 학업을 계속했다. 물론 전문직이나 특별한 스펙이 필요한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학업 이외에는 눈 돌릴 틈이 없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청년실업이 생겨난 원인부터 없애 청년실업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언제부턴가 다문화사회가 되면서 외국 노동자들의 비중이 커져서 그렇다,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늘리고 구멍가게까지 잠식하는 바람에, 정치인들이 행정에 참여하면서 행정보다는 정치에 집중해서라는 둥 원인을 제공한 사례를 열거하자면 지면이 좁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적 굴레를 씌우려 하지 말고, ‘대화와 토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한편, 필자의 평생지기는 청년들에게 왜 시가 공돈을 주냐며 발끈한다. 그는 “자식들이 편의점 알바나 막노동을 해 돈을 벌어오면 그만큼의 용돈을 주었다”면서 “젊어서부터 공돈을 바라면 훗날 큰일을 어찌하겠는가”라면서 왜 멀쩡한 청년에게 돈을 주냐며 반문한다. 차라리 신체·정신적 불편으로 인하여 손쉬운 알바마저도 못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그만큼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사람들도 있다. ‘줘야지, 왜 줘’가 아니라 자기 돈 아니라고 허투루 쓰지는 말라는 뜻이다. 그 귀한 돈은 ‘피와 땀’을 흘리며 일한 국민 모두의 혈세이며 공금이다. 모모 시장 일개의 쌈짓돈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원규 기자  mail@newstow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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