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도지사와 경기도 새정치민주연합 간의 연정이 1주년을 맞았다. 처음 남 지사가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지 않는다”는 속성을 깨고 권력분산의 연정을 추진한다고 할 때, 과연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자신의 정치적 대권 욕심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쇼가 아닐까 하는 세간의 의심은 현재로선 많이 불식된 상태이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의 임명과 교육·복지 복야에 대한 권한 이양에서부터 시·군과의 연정, 교육연정, 예산연정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연정이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초기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자체보다 경기도가 효율적으로 메르스 사태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여야의 협력에 기인한 바 크다. 현상적으로도 김문수 전 도지사 시절 8대 의회 때 단상점거를 불사한 잦은 정쟁이 크게 줄어들고 정치안정이 이루어졌다.

경기도는 도집행부와 경기도 의회간의 이중권력 성격을 띤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으로서 의회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남 지사의 연정은 이러한 이중권력 상태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도행정의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의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도지사 당선 이전인 국회의원 시절부터 연정 공부를 위한 의원모임을 꾸리는 등 남 지사의 민주적이고 열린 정치 마인드가 경기도 의정 추진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권력을 더 가지려 하는 투쟁만을 일삼는 낙후된 한국정치의 현실에서 권력 이양을 통해 소통과 통합을 시도하는 남 지사의 연정 실험은 그 자체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같은 당 소속의 대통령과 대표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허구헌날 치고받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권력을 가지려고 이전투구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그 가치가 빛난다. 국회의원을 줄 세우기 시키고 대중을 통제하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퇴행적인 집권세력의 정치는 최소한 경기도에서는 없다.

이러한 경기도 연정의 성과에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승적으로 협조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경기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성숙한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경기도 연정이 나아갈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당장 내년 총선과 이후 지방선거에서도 연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연정의 한축인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는 1일 경기대학교에서 열린 ‘경기연정 정책토론회’에서 정치적 합의에만 의존한 채 법적, 제도적 기반이 미약한 연정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정권이나 지사가 바뀌어도, 선거시 위기가 닥쳐도 연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고착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용모 건국대 교수는 “현재와 같은 중앙집권 대통령제 하에서 지자체가 중앙정부 또는 당이 동의하지 않는 제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면서 “결국 법과 제도적 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동반되지 않은 연정은 이름만 연정이 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무리 협치의 연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야당의 기본은 경쟁자로서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이다. 특히 의회는 행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예산심의에 있어 깐깐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500억원의 경기도 예산을 도의회에 사용권을 넘긴 남 지사와 도의원들 간의 혹시라도 모를 예산야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제3세력의 역할이 필요하다. 여야 간의 협력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경기도 연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가 요구되는 것이다.

경기도 집행부는 정보제공의 낮은 차원에서부터 더 높은 수준까지 시민사회에게도 행정 및 정치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할 때만이 남 지사의 연정이 여야를 넘어 도민의 참여까지 이끌어 내면서 신뢰할 수 있는 정치적 대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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