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생산업체 인상 50원, 중간 유통업자 인상 100원, 그런데 정작 판매를 하는 술집에선 최하 500원, 또는 인상폭 1,000원이란다. 한 마디로 술집 주인들이 모두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런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처녀가 아이를 낳아도 핑계가 있고 구실이 있다고 했던가? 이유를 들어보면 더 더욱 가관이다. 생산업체가 50원 유통업자가 100원을 올렸다고 해도 술집에서 어떻게 소주 한 병에 100원을 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기에 500원에서 1,000원을 올려야 하는 것이 맞는다고 그들만의 답변을 내놓고 있다.

참 해괴한 해석도 다 있다. 한 병에 3,000원을 받던 소주 값이 한꺼번에 1,000원이나 뛰었는데도 그것을 당연한 듯 여기고 있는 술집들. 이미 소주값 인상이라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벌써 가격표에 종이를 덧 씌워 술값을 올려 받는다고 한다. 이럴 때 행동은 가히 속도 경기를 보는 듯하다.

저도주 소주를 주정하려면 오히려 생산원가는 떨어지는 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주가 30도가 넘던 도수는 차츰 떨어지더니 이제는 16.5도짜리 소주도 나왔다. 젊은이들과 여성들의 취향에 맞게 개발을 했단다. 그런 이유로 슬그머니 묻어 넘어가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 역시 구실이 있다.

새롭게 술을 생산하려면 개발비와 유통비, 거기다가 오른 인건비, 그리고 판촉을 하기 위한 광고비까지 다 들어가기 때문에 저도주 소주를 생산한다고 해도 원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생산원가는 더 올라가야 맞는다는 것이다. 왜 장사치들이 돈을 벌자고 광고를 하는 것까지 소비자가 물어야하는지 난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나저나 참 이상하다. 연초도 아닌 연말에 왜 갑자기 술값을 올린 것일까? 연말이 되면 각종 회식이다 송년회다 해서 소주의 판매량이 급증한다. 이렇게 한 병에 50원씩만 생산가를 올려도 그 반사이익으로 연간 900억이 넘는 세금을 더 내야한다. 아마도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싶었는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봉이다. 올해 담배값을 100% 올렸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줄이는 듯하더니 세상살이가 점점 고되다고 다시 담배를 피어문다. 거기다가 흡연금지 구역을 만들어 벌금까지 부과시킨다. 이래 뜯기고 저래 뜯기고 국민은 내내 봉이다. 그저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는 데는 이제 이골이 났다.

동네 구멍가게의 소주 판매량이 10% 줄었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한다. 100원을 올렸는데 판매량이 10%가 줄었다고 하면 25%를 올린 술집은 아예 문을 닫아야할 판이다. 하지만 연말에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로 넘고 쳐진다. 이미 예약을 해놓은 많은 모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로 실행할 수밖에 없다.

연말에 슬쩍 올린 소주값 인상. 거 참 아무래도 시기가 좀 그렇다. 무엇인가 때를 기다린 듯한 느낌이 든다. 나마 그런 것일까?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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