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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움의 기술’전 연 초이의 작품을 만나다수원 팔달구청 2, 3층에서 내년 2월 말까지
하주성 기자 | 승인 2015.12.17 12:22

 

내가 작가 초이(56세. 본명 최경자)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2월 끝 날이었다. 당시 초이 작가는 수원시 팔달구 현 수원아이파크미술관 한편에 자리하고 있던 행궁동 레지던시 건물의 2층 작업실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처음 만난 작가지만 작품이 워낙 눈에 꽂히는 바람에 차까지 한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작업은 서두르지 않는 기다림에 있다

깊은 기억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모노톤의 색조와 긁고, 쌓는 반복적인 작업과정을 통해서

마음에 새겨진 이미지를 표현하려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1년이 지난 다음 또 다른 전시공간이었다. 그리고 보면 이번 팔달구청 2층과 3층 복도 벽면에 걸린 초이 작가의 전시는 느낌이 색다르다. 좁은 공간에서 작업과 전시를 하는 것을 보면서 좀 더 너른 공간에서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이번에 그런 기다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독특한 그녀만의 미술세계에 반하다

 

이번 수원시 팔달구청 전시는 3개월 간 이어진다. 전시제목도 ‘이움의 기술’이다. 첫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왠지 그동안 잊고 지냈던 한 여인을 만난 듯한 느낌이다. 아마 그림 속 베개와 하나가 된 여인들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왔기 때문인가 보다. 역시 초이 작가답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전시를 만났다.

 

아마 내 기억대로라면 초이 작가의 개인전은 벌써 10회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초이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다수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내, 외 단체전 40회 이상,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초이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29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잠시 쉰 것을 제하면 한 번도 그림과 떨어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림이 그녀의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습관적으로 숨을 쉬고 밥을 먹으며 잠을 자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한단다. 당시 초이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제 그림은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 속에서 생동하는 기운을 그림에 담아내는 것이죠. 흔히 우리가 ‘기(氣)’라고 하는 것을 그림 속에 표현하려고 합니다. 기운이 생동해야 사람이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늘 만족하지는 못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만족을 하면 늙은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언제나 조금은 부족한 듯한 생각에서 더 한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부드러움에서 느끼는 여인의 체취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벽면에는 온통 여인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그 그림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부분이 있다.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것은 그림 속 여인들 때문이다. 부드러운 채색으로 칠을 한 여인들과 베개를 하나씩 그렸다. 그 베개들이 여인들을 묘하게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느리게 살아가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욕망의 끈을 놓치는 행위로 화면 한 모퉁이를 바느질 한다. 바느질은 여성의 노력과 느림의 미학이 곁들인 용서와 치유의 작업이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무수한 숙고와 경험과 반추 그리고 욕망과 사랑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화면 위에 올려놓고 풀고 엮는 촉각적 행위를 동반한 에세이다.”

 

초이 작가가 전시를 가졌을 때 적었던 작가노트의 부분이다. 그만큼 작가는 모든 작업을 하면서 무수한 고민으로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 그림 속 여인들은 혹 초이 작가는 아니었을까? 그림으로 인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이어주고자 하는 뜻을 내포한 것은 아니었을까?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그림을 그리듯 그려갈 수만 있었다면, 아마도 정말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 것만 같은 초이 작가. 49살이라는 나이에 대학원을 진학한 것도 그녀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간다. 벽에 걸린 그림들을 돌아보면서 그녀의 그림 한 점을 꼭 소장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는 것도, 초이 작가 그녀만의 독창적인 색감을 만났기 때문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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