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수원천 위에 남수문을 복원한다며 1.2m 높이의 보를 세워, 수원천의 자연스런 흐름을 막고 어도 설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난 5월 31일자 본보의 지적에 따라 어도를 설치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으나 설치된 어도가 올바른 어도는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시는 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길이 18m, 높이 30cm, 세로 25cm의 인공하도식 어도를 설치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또 수원시 관계자는 어도의 기울기가 1/20 이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곁들였으나 사실상 이곳을 통해 수생물이 상하류를 왕래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 관계자는 “새로 만들어진 보 기준으로 상류와 하류의 높이 편차가 1.8미터이고 물고기 집수관까지의 길이는 17m 이며 기울기는 1/20 ”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 살펴보니 보위에 직각의 구멍이 보 아래의 구멍으로 연결되어 있기는 했었다. 이 구멍은 넓이 6m 나 되는 ‘보’ 아래 한 가운데 구멍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 시설물은 어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서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시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5년 마련한 하천설계기준 제29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요 하천의 어도설치시 고려해야하는 사안에 대해서 제대로 수원천 남수문보에 적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국토해양부가 제시하는 선행 조건에 따르면 어도는 “어류의 진입, 소상이 용이해야 하며, 구조의 견고함 및 유지관리가 쉬운 조건이어야 한다. 하천에 서식하는 대상동물을 선정하고, 소상시기를 고려하여 설계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남수문보’를 설계한 화성사업소에서 하천에 서식하는 대상동물을 자세히 조사했더라면 길이 18m 가로 30cm, 높이 20cm 의 구멍을 직각이 더해진 구조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6m 길이의 보 한가운데 있는 직경 27cm 의 구멍 한 개가 수원천에 사는 어류를 포함한 수생물이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토해양부가 밝히는 좋은 어도 조건의 충족사항을 보면 “소상어가 어도 입구 이외의 장소에 모여들지 않아야 한다. 어도 내에 진입한 모든 소상어가 신속하고, 쉽고, 안전하게 그 어도를 소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도 통과 후 안전하고 신속하게 하천 상류로 소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류의 손상이나 피로를 피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가 간단하고 견고하며, 유지관리가 쉽고 비용이 절감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중 수원천 남수문보가 지킨 내용은 마지막 구절인 “구조가 간단하고 견고하며, 유지관리가 쉽고 비용이 절감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밖에 없다. 오히려 물고기 집수정에는 물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꼼짝 못하는 소어들이 갈팡질팡 거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또 수원시 관계자는 “우리가 설치한 인공하도식 어도의 기울기는 1/20 이다. 물고기가 물의 흐름을 뚫고 충분히 통행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통상 인공하도식 어도의 기울기는 1/100 이 정석 이라는 국토부의 권고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준공식 날짜에 맞추기 급급해 어도를 설치했다는 면피식 행정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 보 아래에 있는 물고기들이 1/20의 경사 파이프를 17m 타고 올라와 위에서 쏟아지는 형식의 관을 타고 다시 1m  올라가면 상류로 갈수 있다는 인공하도식 어도.
 
주요 콘크리트 하천에서 인공하도식 어도를 잘 설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남수문보의 설치 관계자들은 외면을 했다. 통상 인공하도식 어도는 긴 우회 어도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비가 많이 드는 방식이며, 갈수기에는 물이 흐르지 않으면 완전한 생태 단절을 가져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공하도식 어도가 설치되어 있는 하천은 현재 4대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정보일 뿐이다.

 이와 함께 남수문보의 설치로 인한 수원천 상류의 물 오염도도 지극히 빨라지고 있다. 새로 설치된 남수문보 위의 고인 물은 깊이가 깊지 않음에도 벌써 시커먼 빛을 띠고 있어 당국의 시급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