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관련 YTN 보도 캡처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 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엔 수소탄 실험이다. 2006년 첫 핵실험을 한 이래 3~4년 주기로 진행된 핵실험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진행된 셈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켜 일본의 재무장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위기 상태에 놓여있는 국내 경제에도 장단기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엔 및 남한 정부의 강한 제재와 국제사회 고립을 불러올 북한 역시 현재의 사태가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당장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조차도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히 반대한다.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5월에 열릴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둔 김정은의 업적 과시와 북한 인민의 충성심 고양 등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다지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한다.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히고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고도 한다.

핵무기의 경량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추진 등이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는 분명하다. 대선 국면에 돌입한 미국은 북한 핵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강경한 목소리로 덮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떠한 의도, 상황이든 간에 북의 핵개발은 우리에게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북한 당국이 보여준 남북 화해 제스처나 “북·남 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김정은의 신년사, 북한 주민의 어려운 생활여건을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의 불장난은 더욱 어이가 없다.

이번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은 보다 분명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강경 보수 측에서는 한국도 자위적인 차원에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졌다.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 김을동 최고위원 등의 핵 무장론이 그것이다. 이러한 무모하고 위험한 주장이 현실화되면 기존의 미, 중, 러에 이어 일본의 핵무장 및 군비 경쟁을 불러와 한반도가 동북아 화약고가 될 판이다.

북한의 핵도발이 있던 6일 국내 주식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일 정도로 의의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동안의 북한 핵위협과 남북관계 경험에서 학습효과가 발휘된 까닭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침체, 원유값 인하, 신흥국 시장의 불안, 사우디아라비와와 이란의 이슬람 계파간 갈등으로 인한 중동 불안 및 국내의 천문학적인 가계·기업 부채 등 도처에 널려있는 뇌관에 남북관계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한국경제와 우리의 삶은 당분간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남북 관계는 상당기간 동안 경색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당국간 회담은 물론 민간 차원의 교류도 지장을 받을 전망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대북 강경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보수정권의 잇따른 대북 강경정책과 북한 관리의 무능력으로 10여년 동안 남북관계는 한걸음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대선에는 적극 개입하면서 핵실험도 전혀 포착하지 못하는 국가정보원의 실체를 볼 때는 한숨만 나온다. 안보에도, 평화에도 무능한 정권 하에서 어떠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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