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롱차를 우리며

강 희 동

비 오는 일요일

홀로 좌정하니

흘러 온 세월 빗방울로 흩어지고

살아 온 일상 바람처럼 흔적 없네

부질없는 일에 못 박혀

나를 찾을 길 없네

우롱차 우려 놓고 망연자실

지난 시간 더듬으니

찻잔에 어리는 주름지고 남루한 얼굴

찻종지에 담긴 한숨 세상

한 잔 부어 목젖 넘겨 삼키니

근심도 노여움도 빗물 되어 흘러가네

강희동 시인 약력

한국민족문학상, 경기문학인 대상, 경기시인상, 율목문학상 등 수상

경기문학인협회 부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감사, 글밭, 맑은시 동인,

현재 (주)지엘종합개발 대표

시집  『기억 속에 숨 쉬는 풍광 그리고 그리움』  『손이 차가워지면 세상이 쓸쓸해진다』  『지금 그리운 사람』 등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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