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주장하는 교육청을 상대로 한 정부의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이 청와대 1인시위를 재개했다.

현재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위한 목적예비비 3천억원을 교육청별로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일 일부 시도교육청에 대한 예산감사 진행이 결정됐다.

해당 교육청은 어린이집분을 전액 미편성한 서울·경기·전남·전북·광주·세종·강원 총 7곳이다. 이들 교육청은 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주장하며 정부를 강력 규탄하고 있는 교육청으로 분류된다.

이번 감사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지난달 8일 각 시도교육청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예산 감사 청구한 것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광진 회장은 새누리당 당원으로, 정치적 의도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미 감사 준비절차를 시작한 상태이며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4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청와대에서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이 교육감은 이번 감사원 감사에 대해 “교육청을 압박하는 것이지 진정한 의미의 감사가 아니다”라며 “우선 교육부가 교육비를 다 줬는지 교육부부터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정부의 압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서겠다고 결의한 것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전국 14개 시도 교육감은 “누리과정 책임전가로 교육대란이 오고있다”며 누리과정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교육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교육교부금 41조원을 시·도교육청에 전액 지원했는데도 경기도 교육청 등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1원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고, 작년에는 신청조차 없었다”고 반박하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교육감들은 연대하여 교육을 지키기 위한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이다”고 강경한 의지를 표명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긴급 성명서를 통해 "교육감들이 엄연히 법령이 정한 책무는 다하지 않고 이를 사회적 논의기구로 가져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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