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유력 후보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평택’에서 24일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 김종대 단장이 “사드배치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 단장은 2007년 국방부 보좌관을 역임했으며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을 지내며 한반도 군사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사드배치 후보지로는 기존 주한미군 기지가 있던 경북 칠곡, 대구, 부산 기장, 전북 군산, 강원 원주, 경기 평택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평택은 지역구 의원인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드배치에 적극 찬성하며 “핵무기무장 불사” 등을 주장한 바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부 여당의원이 “수도권 방어를 위해 평택이나 원주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단장은 평택이 사드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사드 자체가 방어의 실효성이 없다”며, “이미 북한은 평택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300mm 장사정포를 앞세워 한국을 위협하고 있으나, 사드는 이를 방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드는 고고도방어체계이기 때문에 노동미사일 등 일부만 방어할 수 있어 (고고도 미사일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을 가격할 확률이 높아) 지난 5년간 한미간 북한 핵미사일 대책 협의에서도 아예 배제된 대안이었으나, 예산을 확충하려는 미군 군산복합체와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배치를 도발적으로 제기하면서 한국 안보의 핵심적인 대안인 것처럼 확대·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드 배치로 평택이 매력적인 지역으로 여겨지는 데에는 이미 평택 미군기지에는 하층을 방어하는 ‘패트리어트’가 배치돼 있고, 고층을 방어하는 사드를 배치해 통합하면 앞으로 다층방어망 구성이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사드를 북한이 아닌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김 단장은 “미국과 중국간 강대국 핵전쟁에 한반도 정세를 주도당하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드부지 결정, 정치적 폭탄 돌리기 양상 보여”

그는 사드가 군사적, 기술적 실체와 무관하게 선거 국면에서 불거진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애초 사드는 부산이나 대구가 유력하다고 했으나, 지역여론이 좋지 않자 영남의 자치단체장과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반발하면서 거론되는 지역이 점차 북상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에 사드배치에 찬성하던 여당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가 아닌 타지역구로 밀어내기를 시도하면서 ‘폭탄 돌리기’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평택은 오산공군기지와 지근거리에 있고, 미군기지에 의해 도시계획에 있어 많은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도시다. 김 단장은 “여기에 ‘사드’까지 배치된다면 평택은 도시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사드배치 사례를 보면, 민가가 전혀 없는 사막이나 해안의 외딴지역에 배치했다. 가장 최근에 배치된 괌의 경우는 해안에 배치하기 위해 삼림 14만평을 제거한 바 있다.

▲국방부에서는 사드레이더 100m만 벗어나면 안전구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국방부 페이스북)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드가 배치되면 전자파 피해로 인해 전방 3.6km는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며 5.5km까지는 민가도 이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극초단파 레이더에서 방사되는 전자파로 인해 사드를 운용하는 요원이라고 하더라도 출입이 통제되며, 5.5km안에서는 GPS 전자장비의 교란으로 항공기도 지나다닐 수 없고 스마트 폰이나 방송도 제한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사드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연중 노출됐을 때의 위험은 현재 예측조차 불가능하다고 김 단장은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드가 1개 포대가 배치될 계획이지만, 주한미군이 일단 1포대를 배치하게 되면, 사드의 속성상 곧바로 2~3개의 포대를 추가 배치 할 것이다”고 말하며 “지금 당장 배치지역에서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제2 제3의 미사일 방어를 어디에 배치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지난 22일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산미군기지 탄저균 반입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평택시민에게 사드배치라는 또 다른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평택시청 앞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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