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이 출범한지 3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한국사회는 퇴행을 거듭했다. 경제와 민생이 악화됐고, 남북관계는 파탄났고,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했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부실 대처로 국민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경제와 안보, 안전 등 이 정부하에서 국민은 항상 불안하다. 그런데도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드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통령은 연일 야당 탓, 국회 탓만 하며 호통만 칠 뿐이다. 반성과 성찰이 없어 남은 임기동안의 미래도 암담하다.

김대중 정부 5.3%, 노무현 정부 4.5%였던 경제성장률이 이명박 정부 3.2%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와 2.9%(3년 평균)까지 떨어졌다.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는데, 친박 감별사 역할을 하며 정치를 삼류수준으로 전락시킨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단기적인 부동산 부양 정책에 기인한 바 크다.

국가채무는 2016년 2월 현재 602조원으로 현정부 출범 이후 150조원이 늘었고, 30%대 초반이던 국가채무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하면 무려 1200조가 넘어 건전하던 국가재정마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청년 실업률 역시 작년 공식적인 통계로 9.2%, 체감 통계는 10%를 훌쩍 넘겨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이 10명당 1명 꼴로 백수 상태이다. 청년들은 결혼까지 포기할 정도로 사회에서 희망을 잃은지 오래다.

OECD 최고 수준인 비정규직 비율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확대하기 위해 근로자파견법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양대 지침으로 쉬운 해고, 노동탄압을 쉽게 만드는 한편 젊은 시절 낮은 임금을 감내하며 열심히 일해 온 고령 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겨냥해 임금피크제를 추진 중이다.

불과 몇 개의 재벌이 수백조원의 내부유보금을 쌓아둘 정도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한 상태에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대선 공약은 휴지통으로 버려졌다. 정작 해야 할 개혁과제는 외면하고 다수 국민의 삶을 더욱 악화시키는 개악 조치를 개혁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전매특허이다.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과 로켓을 가장한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 같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이어 체제전복까지 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등 과잉 대응으로만 일관하니 선거를 앞두고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사회적 의혹이 일지 않을 수 없다. ‘통일 대박’,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외치다가 갑자기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는 극단조치를 취하면서 좌충우돌, 대북정책의 실패를 자인했다. 한술 더 떠 개성공단 자금이 노동당으로 흘러 들어가 핵과 미사일로 전용됐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을 자인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를 자초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긴장을 자가 발전시켜 전쟁이나 테러위협을 강조하며 영장도 없이 계좌추적이나 감청을 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테러방지법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국회의장까지 부화뇌동하여 국가비상사태라며 직권상정에 동참하니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국론은 더욱 분열되고 있다. 태생부터 국정원의 댓글 정치개입으로 논란을 빚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방송 장악에 이은 인터넷 장악을 위한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 시도, 국정교과서 일방적 추진과 유승민 원내대표 축출, 툭하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압박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는 일상화됐다.

중심을 잡고 국익을 챙겨야 할 외교에서는 군사적으로 효과가 의심되는 사드배치 문제로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과 역대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일변도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과 미사일 방어체계에 경도되어 있는 탓이다. 동북아 평화를 지키기 위한 균형자 역할을 이 정부의 외교라인은 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듯하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평범한 국민은 정말 살기 힘들다. 행복감을 느낄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 부르고 나쁜 정부라고 규정지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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