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고령친화 가정의 모습

최근 맞벌이 부부나 높은 이혼율로 조손가정이 증가하면서,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가르치는 이른바 ‘격대교육((隔代敎育·조부모의 손주 양육)’이 조명받고 있다. 아이가 조부모 손에 맡겨져 크는 것이 핵가족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인 동시에, 이미 육아를 경험했던 경륜의 힘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받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앞서는 부모에 비해 조부모는 감정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아 종합적 판단력이 젊은층 보다 한층 높다고 한다.

이렇게 보육이 일부분 조부모 손에 넘어가게 되면서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아이들이 조부모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는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고령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체험관이 성남에 마련됐다.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을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성남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노령자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고령친화제품들을 몸소 느껴볼 수 있는 체험관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체험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생애 체험관’이다. 생애 체험관은 노화로 인한 고령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변화와 그에 따른 불편함을 몸소 체험해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고령자와 예비 고령자간의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관절부위와 등에 구속도구를 착용하고 팔에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노인 신체의 피로감을 경험해보고, 백내장과 녹내장의 시각변화를 재현한 고글과 귀마개를 통해 노인의 답답함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생애 체험복을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해 본 아이들은 하나같이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겠다”던가 “할머니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 했던 게 후회 된다”고 소감을 밝힌다고 한다.

또 ‘치매 체험관’에서는 치매에 관련된 영상물을 보며 치매 고령자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태블릿 PC를 이용하여 치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 및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치매의 원인, 증상,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다.

세계의 선진국들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친화 산업들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시 체험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용품들을 이용해 볼 수 있다. 휠체어나 배변처리기 뿐 아니라 노인들을 위한 로봇도 전시되어 체험해 볼 수 있다. 애완동물이나 아이의 형상을 한 이 로봇들은 만지고 쓰다듬는 것에 반응해 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성남고령체험관에서는 고령친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R&D센터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령친화사업은 노령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용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의료, 식품, 화장품, 주택 및 문화여가 교육 등이 여기 포함된다. 현재 센터 내에 7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고령화의 동작분석과 같은 공동기술개발과 3D프린터와 같은 장비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실버세대를 위한 ‘바리스타 강습’과 같은 지역 주민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성남고령화 체험관은 경기도 성남 야탑로에 위치해 있으며,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므로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체험 후에 자원봉사활동으로 인정되어 자원봉사 확인서를 발급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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