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든 음식이 가장 믿을 만하다. 건강을 위해서는 집밥이 최고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혹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집밥을 고집할 수만은 없다. 이럴 때 주로 만들어진 반찬을 판매하는 반찬가게를 이용한다. 수많은 반찬가게 중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정성스럽게 집에서 만드는 음식보다 나을 수 있다. 음식을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해서 만드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3동의 작은 반찬가게가 있다. 번화가도 아니고 골목 안쪽이라 아는 사람들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간 한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정선 대표를 만나보았다.

친정엄마가 요리를 잘 하셨기에 자연스럽게 손맛을 배워 음식을 잘 하게 되었다는 유정선 대표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엄마가 만드는 음식이 최고라는 신념에서 시작된 반찬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지역에서 유명해졌다. 사람들은 한 번 먹어 보면 안다. 좋은 재료인지 아닌지, 조미료의 자극적인 맛인지 천연의 맛인지 민감하게 알아챈다. 외식과 인스턴트 식품으로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게 더욱 그리운 맛은 짜지 않고 순하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유 대표를 인터뷰 하는 중에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반찬을 사가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진심은 통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앞으로 정직한 밥집을 하고 싶어요.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저희 아이들 친구들조차 반찬이 맛있다고 칭찬할 때에요. 동네 사람들이 매일 와서 점심식사도 하고, 아는 사람들 모여서 사랑방처럼 지내는 곳이 되었어요.”

정말이지 반찬만 만들어서 판매하는 가게가 아니었다. 정겨운 대화들이 오고 가며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드는 재미난 가게였다. 반찬을 사러 온 손님들 중 일부러 멀리서 오신 분들도 여럿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반찬을 사 먹었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같은 반찬이 계속 있는 것이 눈에 띄는 거예요. 계속 먹다 보면 조미료가 들어갔는지 재료가 좋은지 잘 알게 됩니다”라고 말하는 광교에서 오신 손님은 수년째 단골이라고 한다.

반찬가게가 맛있기만 하면 될까? 동네에서 장사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유 대표는 ‘내 손님의 가족 건강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심지어 일주일에 한 번씩 구청의 사회복지과를 통하여 반찬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을 매주 나눔 한 지 5년이 넘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동네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하며, “힘이 닿는 한 반찬 나누는 봉사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손님으로 오신 정 모(80세) 할머니께서는 “혼자 사는데 귀찮고 힘들게 반찬을 어떻게 해 먹어! 내가 만드는 것보다 맛있고, 믿을만한 음식이니 매일 사먹지!”라고 하신다. 먹을거리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다. 내가 먹는 음식으로 나의 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돈을 위해 양심을 버리면서 먹지 못할 것들을 판매하는 불량 음식판매 사업주나 식당들이 많다. 작은 동네의 반찬가게지만 재료 하나하나 공들이고, 밑반찬 하나라도 ‘작품’이라고 만드는 곳이 바로 ‘정직한 찬방’이다. 반찬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을 파는 이곳은 좋은 이웃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곳이다.

김소라 기자  hanasik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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