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몽상가

정 성 수(丁成秀)

내 이름은 몽상가

하늘보다 드넓은 나의 나라에선 

눈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옷을 벗네

저마다 알몸 속에서 향기가 폭발하는 나라

해 뜨면 무화과 왕관을 쓰고

두 손 모아 바람의 그늘

지우는 나라

모두가 왕인 나라

모두가 신하인 나라

해 지면 등불 아래서

하늘이 쓴 경전을 읽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기나긴 편지를

쓰는 나라

시나브로 꽃이 지면

시민들이 하나씩 꽃이 되는 나라

청옥의 가슴 속에

물 한 방울 품은 위대한 가족들

마주치면 숨가쁜 포옹

목숨이 끓는 소리저 눈부신 햇빛의 폭포 속에서

이대로 죽어도 좋아라사는 일은 더욱 좋아라. 

정성수 시인 약력

197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겸 경기지역위원회 회장

녹색시인협회 회장

황순원문학사업회 자문위원

시집 『술집 이카로스』 『누드 크로키』 등 10권

한국문학백년상, 이은상문학상, 한국시학상, 엘트웰문학상 등 수상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