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거부에 앞장섰던 국민의당 수도권 현역 의원들이 근소한 차이로 패해 눈길을 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입’ 역할을 해 왔던 문병호 후보(인천 부평갑)가 불과 26표차로 석패했다. 야권연대를 했다면 정부 여당의 수도권 민심이반에 힘입어 넉넉히 당선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의 정계은퇴’나 ‘친노와 운동권 대량 컷오프’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를 야권연대의 조건으로 제시해왔던 문 후보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4.13 총선 인천 부평갑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와 겨룬 문 후보는 개표가 진행된 13일 밤부터 14일 아침까지 피 말리는 심정으로 개표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밤새 1위와 2위가 뒤집히는 반전의 초박빙 승부의 연속이었다.

문 후보는 14일 오전 1시30분경 개표율이 90%에 도달할 때까지 정 후보에 100여 표차로 앞섰다. 그러나 결과는 오전 4시경 문 후보 4만2천245표(34.19%), 정 후보 4만2천271표(34.21%)로 정 후보가 26표차 신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연 실색한 문 후보 측 참관인들은 즉각 선관위에 재검표를 요구했다.

부평구선관위가 무효표 1,422표에 대한 재검표에 들어갔으나 문 후보 측은 전체 표 확인을 주장했고 이를 선관위가 거부하면서 오전 5시 35분경 정 후보의 당선은 확정됐다.

문 후보 선거사무소 측은 14일 “총선 결과에 불복해 법원에 투표함 증거보전 신청을 하고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연대를 거부하고 총선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또 다른 국민의당 정치인은 김영환 후보(안산 상록을)이다.

5선 도전에 나섰다가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개표결과는 더민주 김철민 후보(24,236표, 34%), 국민의당 김영환 후보(23,837, 33.5%), 새누리당 홍장표 후보(23,145표, 32.5%)의 순이었다. 김 후보는 4선의 현역 의원으로 인지도가 높아 야권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투표 전 야권연대가 없다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국민의당 수도권 후보 출정식에서 “단일후보를 해서 국회의원 되는 것보다 저는 강을 건너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서 낙선의 길을 가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결국 자신의 말대로 됐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