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인데도 낮에는 초여름을 방불케 한다. 화성시 북양동 무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봉림사(鳳林寺)는 신라 진덕여왕(647~653) 때 고구려와 백제의 잦은 침략을 불교의 힘 즉 부처님의 원력으로 막기 위해 창건하였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는 호국 사찰이다. 창건 당시 궁궐에서 기르던 새가 절 주변 숲 속에 날아와 춤을 추었다 하여 봉림사라 하고 산 이름도 '비봉산(飛鳳山)'으로 부르게 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인 봉림사는 1621년(광해군13)에 법당과 종각·요사를 중수하였으며, 1708년(숙종 34)에도 중수한 바 있다. 보물 제980호로 지정된 봉림사의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은 몇 점 남아 있지 않은 고려 시대의 목불상 가운데 대표적인 불상이다.

1362년(공민왕 11) 조성된 이 불상의 얼굴은 갸름하면서 단아한 14세기 전반기 불상의 얼굴과 흡사하지만 배 부분에서 법의를 U자형으로 처리하고 옷의 주름을 3줄로 표현한 점 등은 고려 후기의 불상 양식과 일치한다.

봉림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의 목조여래좌상으로 알려져 있다.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에 금색을 입힐 때 복장에서 불상의 유래를 전하는 기록과 각종 불경이 발견되었는데, 복장에서 나온 '감지은자화엄경(紺紙銀字華嚴經)' 등 10여 종의 유물은 ‘좌상복장전적’이라는 명칭으로 보물 제1095호로 지정되었다.

그중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대방광불화엄경, 묘법연화경, 범망경, 과주묘법연화경, 금강반야바라밀경 2부와 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 범총지집 1부가 있는데 이 중 '묘법연화경' 5종 13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보안상의 문제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규 본사인 '용주사'에 보관되어 있다.

봉림사는 현존하는 건물로 대웅전과 봉향각, 망향루, 범종각, 요사채 등이 있으며, 봉림사 중앙에 위치한 극락전은 조선 시대 후기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다포식 건물이다. 포벽에는 불좌상을 1구씩 모두 6구를 그렸고 내부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주존불로 좌우에 협시불이 봉안되어 있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가진 국가지정 문화재를 소유한 사찰인 봉림사 주변이 최근 사찰 주변에 우후죽순 생기는 공장지대의 난립으로 수행도량의 공간이 환경오염의 위기에 봉착해 있어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다.

문화재 보호법은 문화재사찰 경계선 500m 이내 건축을 제한하고 있으며, 건축시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봉림사 일주문 인근 50m지점에 위치한 부지에 대규모 산림훼손이 진행되었고 주변에 여전히 새로운 공장들이 신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시는 무방비적인 개발 논리보다 소중한 문화재 보호가 우선임을 명시하고 적극적인 산림보호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찬송 기자  goodj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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