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봄, 인구 18만의 오산시민 8만여명에게 교통관련 과태료 자동차 책임보험 미가입, 자동차 정기검사 지연, 주정차위반 과태료납부 고지서가 발송됐다. 그 결과는 담당부서의 업무 마비와 대혼란이었다. 10년, 20년 전에 부과된 납부 과태료를 지금에 와서 납부하라니 어느 누가 쉽게 수긍하고 납부하겠는가?

곧장 항의 전화와 방문 민원이 빗발쳤다. 한 민원인은 찾아와 다짜고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민원내용을 살펴보니 교통관련 체납액은 9백만원으로, 본인은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고 지인에게 매매해 서류까지 줬는데 이전하지 않은 채 자동차를 운행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때 불법 명의의 자동차(일명:대포차)에 대해 처음 접했다. 민원인은 억울해서 자신은 체납금을 낼 수 없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고 간청했다. 필자 역시 처음 경험했던 터라 즉답을 줄 수 없어 일단 민원인을 되돌려 보낸 후 고민에 빠졌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후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교통안전공단, 법무사,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통해 자문을 얻은 결과 자동차 소유권 이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판결을 받아 두면 실제 차량 소유자에게 자동차세 및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므로, 해당 민원의 경우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사례가 됐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 2011년 7월 6일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시행됨에 따라 과태료 체납자가 운행하는 자동차에 대해 번호판 영치 규정이 생긴 이후 번호판 영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포차도 영치하게 됐다.

번호판 영치 대상을 살펴보면, 지방세법상 자동차세 1건 이상 체납자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일선 시·군·구에서 부과된 자동차 의무보험 미가입, 자동차 정기검사 지연, 주정차위반 과태료와 경찰에서 부과된 속도위반, 신호위반, 전용차선 위반 과태료 30만원 이상 60일 이상 체납된 차량 중 번호판 영치 사전 예고된 차량이다.

2014년 6월말 기준으로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희국(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대포차의 추정 대수는 2만1773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381대로 가장 많고 서울 4335대, 경남 1569대, 경북 1256대, 부산 1283대 등의 순이다. 정부의 단속 전체 실적의 6.5%에 해당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자동차 등록대수 2000만대를 넘긴 국가이다. 이 중 체납으로 무단 방치된 차량이 36,988대, 무등록 차량은 12,377대, 대포차는 2만여대로 파악되고 있다.

오산시는 2012년 전국 최초로 지방세 및 과태료 체납액 통합조회시스템을 갖춘 전담 영치차량으로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하였으며, 지방세 및 과태료 그리고 경찰 교통과태료 체납액 통합조회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행 중이다. 월등한 단속효과로 대포차를 강제 공매 처분하는 등 세외수입 증대에 크게 일조하면서 2015년 8월 21일 전국 기초 자치단체 최초로 관할 화성동부경찰서와 자동차 관련 지방세를 비롯한 세외수입과 교통 과태료 체납차량, 불법 유통 차량 정리를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MOU)한 바 있다.

두 기관의 업무협약 내용은 주 2~3회 합동 영치하면서 야간 음주운전 단속 시 합동으로 체납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하고 대포차 등 고질 체납차량에 대해 강제적 공매를 통한 체납처분을 실시하며 특히, 지방세 면탈 등 체납자에 대한 범칙사건을 합동 조사·수사하며 자동차 관련 지방세와 교통위반 과태료 체납액 정리에 대한 공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효율적인 체납차량 정리와 고액 및 상습 체납자의 납세의식 개선을 도모함을 주된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불법명의 자동차 일명 대포차는 자동차 소유자와 실제 운행자가 다르며, 자동차 운행·관리상 필요한 법적 의무(지방세, 정기검사·과태료 등)를 이행하지 않는 자동차다. 대포차의 발생원인과 경로는 법인 사업체의 도산으로 해당 법인의 채무 관계자와 직원이 자동차를 점유한 후 이를 유통하는‘법인 불법명의 자동차’가 있다. 정상 거래였으나 명의 이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포차로 유통, 도난 또는 분실된 자동차를 대포차로 유통하는 ‘개인 불법명의 자동차’도 있다. 범죄 집단(속칭 브로커)의 현금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사회적 약자 등의 명의를 도용해, 자동차를 구입한 후 대포차로 유통하거나, 개인 간의 채무관계에 의해 자동차를 인도 후 대포차로 유통하기도 한다.

대포차는 과속, 신호위반, 위협운전, 뺑소니, 범죄이용 등 교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시키거나 절도·납치 등 강력범죄의 도구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등록원부상 실소유자는 대포차로 인해 지속적으로 과태료부과, 형사고발 등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올해 2월에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됨에 따라 대포차를 운행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운행정지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대포차 수사권을 확보하게 된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은 적극 공조하고, 관계기관의 단속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등 단속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자동차번호판 영치제도는 고액 상습체납자의 대포차량 소재 추적 및 번호판 영치 등 현장징수 활동 강화로 자진납부 분위기를 조성하여 법규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력 확보 및 범죄 이용 등의 폐해를 방지하는데 있다.

지난 2013년 6월부터 대포차 근절을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로 채택해, 전국 지자체 등록관청에 ‘대포차 신고접수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니, 불법 자동차는 거래하지도 말고, 발견 즉시 일선 시군구 차량등록행정관청(차량등록사업소, 차량등록과)에 신고해 줄 것을 꼭 당부 드리고 싶다.

손창완(오산시 징수과)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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