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아래

박 복 영

꽃 지고 도톰해진 매실을 볕이 빨고 있다

칭얼대던 아이가 물고 잠든 고무젖꼭지처럼

노란빛으로 익어가는 사랑이 단단한 나무다

알알이 굵어가는 열매만큼 깊어지는 그늘은 옹이를 닮았다

깊게 팬 옹이 닮은 당신의 고무신은 서늘하여 나는 내 발보다 큰 고무신을 좋아 했지요

도톰했던 입술이 쪼글해진 어머니 닮은 흰 매실나무

박복영 시인 약력

전북 군산 출생

1997년 《월간문학》 시 부문 당선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천강문학상 시조대상 수상, 시집 『눈물의 멀미』 등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빈터’ 동인

박복영 시인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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