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사발 하면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거나 일본인들만이 사용한다는 도자기 큰잔이 아닌가하는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주변에 녹차를 우려마시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가루차를 마시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어렵거나 특별한 날 무대에서 행하는 공연 예술이라 치부하기 쉽다. 이런 현상은 지금 시대가 워낙 바쁘게 돌아가니 이해할 만도 하다.

그 중에 우리가 놓치고 지나는 것 중에 하나가 차 문화인데, 차문화 중 꽃이라 할 수 있는 가루차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차문화의 역사는 당연하게 우수한 우리 선조들이 사랑했던 문화이고, 이는 일본의 문화가 아닌 고유의 동양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우리 문화인데 사용법을 모르고 있어서 활용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가루차는 찻사발을 활용해 마시므로 잎차를 우려먹는 것보다 당연히 내가 구입한 모든 것을 섭취하는 것이니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현명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찻사발은 우리가 만들고 일본이 문화에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다. 즉 당시의 한류문화의 일환으로 그 증세가 심각하여 위험한 일까지 저지르는 지경이 되었기도 했다.

당시 일본인들은 조선의 찻사발을 보며 천하제일의 명물이라 칭송하며 사발을 즐기고 감상했다. 찻사발의 모습을 살펴보면 찻사발, 즉 다완의 전면에 유약이 발라져 있을 것, 굽은 대마디 굽일 것, 굽 안에는 팽이 끝 모양이 있을 것, 매화 껍질모양의 유약의 변화가 있을 것, 몸 전체에 물레 자욱이 있을 것, 안쪽 바닥에 포갬 눈 자욱이 있을 것 등으로 잘생긴 모습을 정의하며 서로의 사발을 칭송하는 문화도 있었다.

찻사발은 차를 마시기 위한 도구이자 미술품인 것이다, 물론 유리잔에 마셔도 차를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여유가 된다면 차는 도자기로 된 그릇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밥은 밥그릇에, 국은 국그릇에 먹는 이치와 같이 찻사발에 마시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한다.

찻사발은 뜨거운 물을 담아 차를 마시니 두툼해야 하고 전체에 유약을 바르는 것은 청청함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손자국 운운하는 것은 자동화로 찍은 그릇 보다는 정겨운 손맛 나는 그릇이 더 자연스럽게 좋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도자 그릇 중에 관건은 두툼하면서 가벼운 것인데 이는 숙련된 도공이 아니면 좀처럼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부분이다.

찻사발은 더운 물을 사용하니 두툼해서 손이 뜨겁지 않음이 좋은 것이고, 손으로 사용하고 물이 들어가니 무게감이 가벼운 것이 좋은 것이다. 또한 그 느낌이 유리와 같지 않고 나무와 비슷하게 퍽퍽하는 소리가 나며 흙에 따를 적절한 온도로 구워져야 한다. 허나 두툼하고, 가볍고 퍽퍽 소리가 나게 하다보면 물이 새는 그릇이 되거나, 땡땡 소리가 나는 유리 같은 느낌이 되여 좀처럼 그 영역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이천과 여주, 광주지역에서 도자기축제를 하는 시기인데 시간을 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만의 사발을 소장해 봄도 좋을 것이다. 지극히 평범함 속에서 찿아내는 평범하지 않은 극도의 아름다움과 함께 여유로운 차 문화를 즐기며 건강을 지키는 일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또 하나의 멋지고 아름답게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가 아닐까 한다.

심인구(국제평화예술연합회 회장/우현도예연구소 대표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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