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듣지 않았으면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침에 차를 탔다가 우연히 들은 기분 좋은 이야기는 하루를 생활하는데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택시 기사 한 분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술이 취한 여성 한 분을 태워 집근처까지 모셔다 드렸는데 나중에 보니 100만원 다발과 수표 몇 장이 들어있는 돈 봉투가 놓여있더라”는 것이다. 운전기사는 돈을 잃은 사람이 얼마나 마음 졸일까 생각하다가 수표를 조회해보니 수표를 인출한 곳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한 음식점인 것을 알아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식당을 찾아가보니 마침 엊저녁 내 차를 타고 가신 분이 계셨어요. 그 집 종업원인데 그날이 월급날이라고 하는 거예요. 돈 뭉치를 건네 드렸더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감사하다고 10만원을 사례비로 주시는 거예요.”

그렇게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려 여러 경로를 거쳐 주인에게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그 식당 종업원으로서는 그 돈을 분실하고 얼마나 안타까워했을까 생각하니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참 여러 질의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아요. 며칠 전 누군가 100만원이 넘는 신규 휴대전화를 놓고 내렸어요. 전화기 안에는 많은 정보가 있기도 하지만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잖아요.”

가족과 연결이 되어서 퇴근 시간 막히는 길을 집까지 찾아가 전화기를 돌려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화기를 분실한 사람이 바쁘다고 하는 바람에 그 집까지 찾아가 전화기를 전해주면서 택시요금 3,900원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 아줌마가 전화기를 습득했으면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인데 무슨 택시요금을 달라고 하느냐면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거예요. 그러더니 아파트 관리실 사람에게 ‘저런 인간이 택시를 한다‘고 운운하는 소리를 듣고 그냥 돌아 나오려다가 한 마디 하고 왔죠.”

운전기사분이 그 전날 아들과 통화를 하는데 아들이라는 사람이 육두문자를 섞어 욕을 했다는 것이다. 운전기사가 “당신 아들이 그런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 어미에 그 자식”이라고 했더니 큰 소리를 치던 여자가 당황해 하더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택시운전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어찌 그리 다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과,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남의 곤란을 먼저 생각해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도 선의를 베푸는 운전기사와 같은 사람. 누가 세상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세상은 그래도 이런 운전기사와 같은 사람들이 살고있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부끄러움을 모르는 휴대폰 주인같은 몰상식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찬송 기자  goodj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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