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못했어요. 노는 거 좋아했죠. 그래도 인사 잘한다고 어른들한테 칭찬은 많이 들었답니다. 지금은 도심이 된 수원 장안구 율천동 지역이지만, 제가 어릴 땐 밤나무가 많았고, 논과 밭 뿐이었어요. 같은 수원인데도 팔달문 시내를 갈 때 ‘수원간다’고 얘기할 정도로 시골이었죠.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 다니고, 자영업자로 목욕탕 운영도 했습니다. 내 고향 잘 살게 만드는 신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나 봐요.”

수원시의회 염상훈 의원을 만났다. 시골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과 세련되지 않은 말솜씨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만든다. 염 의원은 지역 원조 토박이다. 30년간 주민자치단체 등을 비롯한 각종 단체의 임원으로 율천동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최근에는 수원시의 상징 캐릭터의 문제점과 개선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연구한다. ‘수원시 상징캐릭터 연구회’ 6명의 의원은 수원청개구리를 수원의 대표 생물로 선정했다. 수원의 희귀동물이 바로 ‘수원청개구리’였다니.

수원청개구리는 일반 청개구리와 형태적으로 유사하여 구별이 잘 안 되는 자매종이지만 한국 특산종이다. 수원, 안성, 화성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1980년 수원 농업진흥청 인근에서 최초로 발견된 고유종이다. 포획금지 야생동물에서 멸종위기종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오직 경기도의 수원 인근에만 서식한다. 수원청개구리는 기후 변화의 지표종이며, 깃대종으로 지정되었다.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로 만들고 청개구리 박물관까지 만들 겁니다. 현재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엔 ‘청개구리 공원’도 있습니다. 수원청개구리를 ‘수원이’라는 캐릭터로 만들어 일본 군마현의 ‘군마짱’이나 히코네시의 ‘히코냥’처럼 도시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할 거에요!”

염 의원은 현재 ‘수원이’ 캐릭터 개발과 상품화 방안에 온통 꽂혔다. 수원은 1999년에는 학과 축구공을 형상화한 ’수롱이‘라는 캐릭터가 있었고, 현재는 ‘화성이’ 캐릭터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수원을 대표하는 또렷한 실물은 아니다. 일본 군마현은 ‘곰’이, 히코네시는 ‘고양이’가 캐릭터다. 두 도시는 모두 2-3천억원의 캐릭터 관련 상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릭터 천국 일본은 벤치마킹 할 것이 많다.

“캐릭터를 만들고 웹툰이나 연극 등으로 대표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무예24기 공연처럼 ‘수원이’ 캐릭터 공연이나 퍼레이드 등이 정기적으로 필요하구요. 수 년 전부터 수원시 상징물을 연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바로 ‘수원청개구리’ 였어요. 멸종 위기의 동물을 생각하는 환경적인 의미도 자연스레 포함되어 있죠.”

최근 수원을 상징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화장실박물관인 ‘해우재’가 각광받고 있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박물관을 보기 위해 수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해우재와 연계한 관광벨트로 ‘수원청개구리 박물관’을 조성하고, 서식지를 수목원으로 지정하여 조성하는 일까지 벌이고 싶은 의지를 밝혔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앞으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조례를 제정하여 캐릭터 사업을 구체화시키는 일이 과제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를 위해 시민이 참여하는 ‘스토리 펀딩’ 형식으로 자금 및 홍보를 하고 싶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율천동의 밤밭마을을 조성할 때 ‘1가족 1나무 심기’를 하면서 주민참여를 이끌어내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나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힘이 강한 염 의원은 전국적으로 수원을 상징할만한 ‘수원이’ 캐릭터를 만들어내겠다는 소망을 현실화하고 있다. ‘수원이’ 캐릭터가 과연 수원시의 관광 스토리텔링 상품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염상훈 의원의 소망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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