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5시.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이라는 갤러리 앞 골목에 마을주민과 학생들이 모였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주민들에게 양편에 선 학생들이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90도로 허리를 굽힌다. 골목 안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다과를 비롯한 각종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들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가 마련하라고 지시를 했다고 한다. 그런 교육청의 뜻에 따라 삼일상업고등학교(교장 이구섭)가 삼일상업고등학교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동문회장, 학생회장 등이 공동명의로 초대장을 보내고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골목축제를 연 것이다.

올해로 8회째 열리는 골목난장이라고 한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들썩들썩 골목난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음식을 나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곧 시작할 공연준비를 하느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여기저기 모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해 학생들이 마련한 골목무대

골목 안 집의 한편에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그 골목을 지날 때마다 무대의 용도가 궁금했는데 그것이 골목난장이 열리는 무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삼일상고 이구섭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삼일상업고등학교에서는 오래 전부터 ‘들썩들썩 골목난장’이라는 이름으로 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인 행궁동 주민과, 학부모, 재학생, 졸업생, 교사가 함께 어울리며 음식을 나누고 노래하며 춤추는 마을잔치를 벌여 왔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과 학교, 학생들이 서로 이해하고, 주민과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하나 되어 교육에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경기도교육청에서 강조하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마을교육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끝나는 시간까지 모두 함께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수원교육지원청 김기서 교육장을 비롯해 교육계와 행궁동 주민들이 참석해 골목난장이 열리게 된 것을 축하해 주었다. 난장무대에 출연한 한 학생은 “이렇게 매일 등하교를 하는 골목길에서 뜻 깊은 행사를 갖게 되어 즐겁습니다”라면서 “마을 어른들이 너무나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절로 힘이 솟는 것 같아요”리고 한다.

이날 골목난장에는 삼일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춤과 노래, 무예24기 시범 등이 이어졌고,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도 무대에 올라 골목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이렇게 좋은 행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반갑다”면서 “입시 위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교육이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주민들과 함께 공감하며 즐거움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더 없이 좋은 듯하다”고 했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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