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맞춤형 보육제도인가? 그 중심엔 ‘아이’도 ‘엄마’도 ‘어린이집 운영자’도 없다. 처음부터 엄마들이 어린이집 무상보육정책 시행을 요청한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 익숙해지게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정면으로 반대되는 맞춤형 보육제도를 7월부터 강제로 시행하겠다고 한다.

어린이집 연합회에 따르면 맞춤형 보육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과 불만사항이 접수됐고, 시범사업 대상 어린이집 중 일부는 중도 포기 선언할 정도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올해 전면 시행을 강행했다. 이처럼 지역과 현장이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채 정책이 시행될 경우 보육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갈수 있다. 시행을 미루고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가 0~2세 아동(48개월 미만 아동)에 하루 6시간의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 월 15시간 긴급보육바우처 포함)을 이용하도록 하고, 기준 시간을 넘기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다. 이와 달리 맞벌이·구직·학교재학·임신·장애 등이 있는 부모와 다자녀·조손 또는 한부모·저소득층 가구 등이 해당되는 ‘종일반’은 하루 12시간(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복지재정 효율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전업주부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며, 그렇다고 맞벌이 부부에게 새롭게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상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자 통지 안내를 DM 발송하듯 우편으로 발송했다. 민방위교육도 사람이 직접 안내를 하고 사인을 받아 간다. 취업 위장 시 고액의 벌금과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다룬 일에 너무 성의 없는 대처이다.

우편물을 받은 이 아무개(34세, 여) 씨는 불친절함을 하소연한다. “맞춤반이어서 종일반 서류를 받았는데 너무 복잡해요. 인터넷 신청 후 서류 구비 후 우편으로 보내라고 하는데 반송용 봉투도 안 들어 있어요. 보통은 후납으로 회신 봉투 동봉하던데 그런 것도 없네요. 직장도 다니는데 우체국 가서 붙이라는 건지, 일단 인터넷으로 신청서 제출하고 국민연금 가입 증명 등 조회에 동의한다고 했는데도 사유 확인서와 제출 서류를 또 우편으로 내라고 하니 너무 번거로워요.”

수원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 이 아무개(46세, 여) 씨는 맞춤형 보육제도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어린이집에서는 그 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2월에 교육이 있었는데 원장들 모두 불참했어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현재 운영과 관련한 의견 협의가 전혀 안 되고 있어요.” 원장들의 이 같은 반응은 당연하다. 시행 후 어린이집에 정부 지원금이 기존보다 20% 줄기 때문이다.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게 돼 보육의 질 하락이 예상되고 어린이 집이 잇따라 문을 닫는 ‘폐원 도미노’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맞춤형 보육제도를 두고 가정과 지역 사회 정서를 황폐하게 조장하고 있다. 맞춤형 보육제도 강제 시행으로 가정과 현장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에게 마음의 상처와 그로인해 흘려질 눈물이 절대로 없어야 한다.

신진우 기자  d9733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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