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과 토론동아리를 2년째 운영해오고 있어요. 지역사회와 학교 도서관이 연계하여 의미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었었는데, 사서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독서동아리인 것 같더라고요. 작년부터 ‘맛있는 독서토론레시피’의 저자 김소라 강사님을 모시고, 학부모님들과 독서토론 동아리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김혜연 사서는 성남의 수진중학교 도서관 살림살이를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서부터 학생들의 독서 의욕을 자극하는 다양한 글귀나 사진이 눈을 사로잡는다. 학생 및 학부모 독서동아리까지 책모임을 활성화하고 있다. 중학생의 독서시간 및 독서권수가 현저히 떨어지지만 어떻게든 책에 흥미를 붙여 보도록 애쓰고 있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재미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스토리카드를 활용하여, 상상이야기 만든 활동을 붙이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사진+시화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손도장을 찍어 다짐을 표현해보는 활동도 했고요, 뽑기나 추첨 등으로 독서 의욕을 자극했답니다. 수진중학교 아이들은 도서관을 정말 좋아해요!”

김혜연 사서는 토론을 위해서는 책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부모 동아리의 경우 주로 문학을 선정하는데 단편소설로 토론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흡이 긴 작품을 읽기 힘든 경우가 많기에 단편을 선정하였는데, 완독률이 높고 토론의 재미도 높다. 학부모들 역시 독서 초보자일 경우가 많기에 토론의 재미와 참석의지를 높일 수 있는 작품 선정이 중요하다. 단편소설로 토론을 해 보니 독서의욕이 자극된다는 평을 얻었다.

2년간 ‘수다가 있는 책 이야기’ 동아리에 꾸준히 참석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 중 김희정 님은 “이런 토론 모임이 정말 소중해요. 책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부담 없이 꺼낼 수 있고 생각이 확산되면서 정리되기도 합니다. 제 자신도 많이 변화하였고요. 함께 모임에 나오고 싶은 분들을 여럿 데리고 나왔는데, 만족도가 높습니다. 우리 사회가 책 읽고 토론하는 문화가 아닌데 이렇게 조금씩 지역사회에서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시도가 좋다고 여겨집니다” 라고 말했다.

책 토론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첫 번째로 분위기다. 김혜연 사서는 학부모들이 편안한 토론 자리가 되기 위해 간식 준비 및 토론 자리 배치 등의 세팅에 노력을 기울인다. 토론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수평적인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토론의 논제라 할 수 있는 질문의 힘이다. 지나치게 어려워도 안되고, 가벼워도 안된다.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고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질문이 좋다. 전문 토론진행자와 함께 토론을 배우듯이 참여하도록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랫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 프로그램을 해 보고 싶어요. 저 또한 토론자로 참여하면서 배움이 큽니다. 물론 재미도 있고요. 지금껏 토론하면서 읽은 작품들이 제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랄까요? 인생 선배와 같은 학부모님들의 좋은 말씀이 친언니의 따뜻한 사랑으로 느껴져서 더욱 좋습니다. 수진중학교 학부모 토론동아리는 항상 열려 있으니까요!”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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