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실학의 대종으로 추앙받고 있는 성호 이익(1681~1763) 선생과 주변 인물들의 학문적 업적 등 역사적 자료를 수집, 보관, 전시한 성호학 전문 박물관이 일반인들과 자녀들의 훌륭한 역사교육의 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선인들의 정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2002년 5월에 안산시가 건립했다.

이익은 1681년(숙종7년)에 아버지 이하진의 유배지인 평안도 운산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성호가 두 살 되던 1682년 귀양이 풀리지도 않은 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고, 성호의 가족은 선영이 있는 안산군 첨성리(현재의 안산시 일동)로 돌아와 어머니 권 씨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다. 성호는 10살 때까지 몸이 허약해 둘째 형님 이잠의 보살핌과 가르침으로 착실히 학문을 수양해 나갔다.

26세가 되던 1706년 9월에 아버지이자 스승이었던 둘째 형님 이잠이 장희빈을 두둔하는 소를 올린 사건 때문에 역적으로 몰려 곤장을 맞고 47세를 일기로 옥사했다. 이익은 이 사건을 계기로 과거에 응할 뜻을 버리고 평생을 안산군 첨성리에 칩거하였다. 그가 33세 되던 1713년부터 본격적인 저술 활동이 시작된다. 성호의 학문이 알려져 많은 제자들이 안산으로 찾아 들었고 47세 때에는 나라에서 그의 학문과 덕행을 듣고 몇 차례 벼슬을 내리고자 불렀으나, 한 번도 이에 응하지 않고 안산에서 농사지으며 학문에만 정진했다. 그가 주장한 ‘사농합일(士農合一)’ 즉, ‘선비는 농사로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철저히 실천한 셈이다.

그가 83세 되던 1763년(영조 39년), 영조는 고령의 노인을 우대하는 나라법에 따라, 성호에게 정3품 당상관직인 첨지중추부사의 벼슬을 내렸다. 세상을 떠나기 몇 개월 전의 일이었다.

이익은 남인 가문에서 태어나 안산에서 일생을 살면서 재야학자로서 학문연구에 정진하였다. 그 결과 성리학과 경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시의 시대현실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종 사회 제도의 병폐에 대해 개혁적 방안들을 개진함으로써 실학의 새로운 학풍을 열어 나갔다. 그의 학문세계에는 타락한 정치와 피폐해진 경제를 개혁하고 통치 체제를 개혁하려는 실천적 방안들이 제시됐다. 성호의 학문은 제자들뿐만 아니라 성호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학문적·문학적 교류가 있던 남인 소북계 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 이 학맥은 다산 정약용에게까지 이어졌다.

이익의 <성호사설>은 성호의 대표적인 저서로 40여년에 걸쳐 쌓인 성호의 글들을 성호가 80세 가까이 되었을 때 집안의 조카인 이병휴 등이 정리한 책이다. 시무에 관한 것은 물론이고 천문, 역사, 제도, 경제, 제사, 풍속, 서학, 문학 등 다방면에 걸쳐 깊은 내용이 들어있는 백과사전 형태의 책이다.

안산시 상록구 이동 성호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성호기념관은 9,246m²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1,483m² 규모이다. 성호 이익이 생전에 남긴 친필 시고 및 간찰과 저서 등을 전시한 상설전시실, 실학을 대표하는 저서인 성호사설을 쉽게 풀어 전시한 기획전시실, 이익 선생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구성해 상영하는 영상관과 성호 선생의 대표적인 사상을 탁본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체험학습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소장 유물로는 성호선생 친필 시고 및 간찰, 성호사설, 성호선생문집27책, 성호선생전집36책 등 선생의 주요 저서와 퇴계 이황으로 대표되는 성리학자들의 문집에서부터 지봉유설, 반계수록, 여유당전서, 열하일기 등 대표적인 실학관계 저서들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문화교육의 장이자 안산시의 명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정찬송 기자  goodj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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