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반민주, 반자치의 성격은 더 이상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대선 공약을 내팽개치고 교육청에 예산부담을 안기면서 보육대란을 낳으며 교육자치를 위협한 바 있다. 이번엔 지방재정개편안을 들고 나와 성남, 수원, 화성 등 6개 불교부단체와 지방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간 이간질을 조장 중이다. 이에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굶겨 쓰러지게 하려는 시도가 아니라면 이렇듯 접촉도 없이 무시작전으로 일관할 수가 없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4월 22일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재정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개편안은 재정 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 교부금을 받지 않는 6개 불교부단체를 고려해 경기도가 이들 지방자치단체에게 조정 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도록 되어있는 현행 특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6개 불교부단체는 “재정형편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에서 돈을 걷어 그렇지 않은 시에 나누어주겠다는 것으로, 임시방편 대책이자 지방재정의 하향평준화를 낳을 하책”이라고 혹평한다. 무엇보다 지자체간 세수이동을 국회의 법 개정도 없이, 지자체와 정부 당사자간 대화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중이어서 민주주의와 헌법을 무시한 폭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성남·수원·화성·용인·고양·과천시의 자치단체와 시민들로서는 해마다 총 8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발이 당연하다.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명박 정권이 재벌과 부자에 대한 감세조치로 정부재정이 줄어들고 지방 정부에 지급하는 교부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복지사업의 예산은 늘어나는데 지방정부로의 재원을 늘리지 않으니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11일 사회경제학회는 “2014년 국가사무의 지방이전, 기초연금제도 같은 복지제도 변경, 기타 정부의 공약과 관련된 사업들을 위해 4조7000억원의 지방재정 보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정부 자체 분석에서도 나왔지만 기재부의 개입으로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미궁에 빠지게 하였다”며 “그 결과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정부족 사태에 노출되었다. 마땅히 가장 중요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 정부의 우선되는 책무”라는 의견을 내놨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난 9일 ‘민선 6기 제4차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에서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지방재정 확충방안으로 지난 2014년 정부에서 약속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11%에서 16%로 확대 ▲지방교부세 교부율을 현행 19.24%에서 20%이상으로 상향조정, 지방교부세 교부율도 19.24%에서 20%이상으로 상향조정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 축소를 실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기업과 부자 감세 철회 및 증세와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2에서 6:4 선진국 수준으로 점차 개선해 나가면 해결될 문제이다.

근본적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또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지방재정으로 청년수당, 산후조리원 등 자체 복지사업을 펼쳐가고 있는 성남 이재명 시장을 탄압하지 말고 정부는 채인석 화성시장의 견해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중앙권력은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자치단체에게만 재정부담을 강요하는 임시방편적이고 반자치, 반민주적 위헌적인 발상으로는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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