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 빨대족, 연어족...

도대체 무엇을 지칭하는 말일까? 한 마디로 이들을 정의하자면 ‘우울한 청춘’들이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부모 품을 벗어나 살아야 하는 청춘들이 제 길을 찾지 못하고 부모들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일컬어 세상에서는 이들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아이가 대학을 마치고 취업이 되질 않아 아직도 집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어요. 젊은 사람이 집구석에 박혀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부모이기 때문에 잘 되기만을 바라야죠.”

이렇게 대학공부를 마치고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고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어디 그것 뿐인가? 부모 곁을 떠났다가 힘든 세상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은 ‘연어족’, 노후자금으로 마련한 돈을 야금야금 축내고 있는 ‘빨대족’에, 부모의 거주지 주변을 맴돌면서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을 하고 있는 ‘헬리콥터족’까지 다양한 형태의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자 노후를 편하게 보내야 할 나이든 부모들이 오히려 취업을 해야 하는 신풍속도가 형성이 되었다. 한 마디로 부모들의 등골이 휘게 생겼다는 것이다.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뒤늦은 취업을 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이 31.3%로 34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노인들의 취업수치는 OECD 평균 13.4%의 2.3배에 달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은 10명 중 3명이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취업을 해 자력으로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 충이 늘어나자 나이든 부모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벌이를 하면서 ‘노로바이트’라는 신조아가 생겼을 정도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15년에 비해 18만1000명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서울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들 중 45.2%는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은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캥거루족’이라는 것이다. 또한 요즘 젊은이들의 90%가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간다고 하니 이래저래 나이 든 부모들로서는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게 되었다.

취업준비생들도 할 말은 있다. 고시원이라도 들어가 준비를 하고 싶지만 그러다보면 한 달 생활비에 집세 등을 보태 월 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부모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한다. 청춘들이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을 때 등 구부러진 부모들은 뼈 속까지 녹아내리고 있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청춘들이여! 이제는 부모에게서 과감히 벗어나자.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해 온 부모들이 더 이상 자식들로 인해 고통을 받지 않도록 말이다. 이런 연어족이나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만큼 부모들의 이마에 주름도 깊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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