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관광지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며 진정한 휴가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가 없다. 왜 모두 다 똑같은 소문난 곳을 가려고 하는 걸까? 자기만의 방식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양평의 농촌 마을로 체험을 가는 것은 어떨까. 양평에는 현재 운영 중인 14개의 농촌 체험마을이 있다. 마을별 특색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여 고를 수 있다. 그 중 여물리 체험마을을 방문해보았다.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여물리 체험마을은 2012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50여 마을의 가구와 함께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하는 마을로 변하였다. 매년 4만명의 방문객이 체험과 휴양으로 여물리 마을을 찾고 있다. 이곳의 김미혜 위원장은 도시에서 살다가 귀향한 후 고향마을을 체험마을로 활성화하였다.

　“그동안엔 특별한 소득이 없는 조용한 마을이었어요.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해 같이 소득을 올리면 훨씬 행복한 마을이 될 것 같아 공동사업으로 제안했습니다.”

덕분에 양평군 내에서도 오지에 속하며 밭농사나 지으며 살던 한적한 시골마을이 몇 년 새 시끌벅적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했다. 농가별 소득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 2006년만 해도 가구당 한 해 소득이 500만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8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여물리 체험마을은 어떤 특별함이 있기에 도시민들을 끌어 모으는 걸까.

김미혜 위원장

여물리는 ‘곡식이 여물다’ 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특히 물이 맑은 지역이기 때문에 수박이 달고 맛있다. 딸기, 수박축제 등이 유명하다. 마을 체험장 앞을 흐르는 맑은 하천은 ‘흑천’이라고 불리는데, 여느 계곡 못지않게 깨끗하고 시원하다. 아이와 함께 체험을 신청했더니 달팽이 관찰하기, 옥수수 따기, 송어 맨손으로 잡기, 인절미 떡메치기, 시골밥상, 냇가에서 뗏목타기 등을 할 수 있었다. 반 나절동안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더위를 싹 잊을 정도였다.

마을에서 체험지도사로 활동하는 이린자 선생님은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여물리 체험마을을 찾고 있다”면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었다. 이린자 체험지도사 역시 서울에서 살다 귀농하여 농촌에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분이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들어온 분들이 토박이 주민들과 융합하여 소득을 늘리고, 마을을 활성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가족단위가 찾을 수 있는 펜션도 운영 중이고, 1박 2일 프로그램이나 당일 체험도 운영 중이다. 양평은 특히 물이 맑은 청정한 지역이기 때문에 여름 물놀이로도 제격인 휴양지다. 바가지 요금 전혀 없는 인심 좋은 마을이기도 하다. 간단히 텐트나 돗자리만 들고 가서 하루 놀다 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생각보다 이름이 알려진 계곡이나 바다보다 농촌 마을도 조용하게 힐링하면서 휴가를 즐기기에 좋다.

여물리 체험마을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 소득·체험 분야에서 대통령상인 금상을 받은 바 있다. 도시와 농촌이 교류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매개체가 되는 활동이 필요하다. ‘양평농촌나드리’ 홈페이지에서 가볼 수 있는 체험마을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다. 여름휴가! 더 이상 막히는 도로 위에서, 사람으로 북적대는 관광지에서 시간과 돈을 쏟지 말자. 농가 소득 올리고, 마음의 고향을 느낄 수 있는 농촌 체험으로 가보자.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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