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와 (사)환경교육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판교생태학습원’은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기관이다. 2012년 6월 개관하여 전시관, 체험학습실, 온실, 영상실, 옥상정원 등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식물, 동물, 생활환경에 대한 세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상설 전시관은 숲과 습지 등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때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깨우치는 곳이 바로 판교생태학습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2016 녹색 여름전’은 벌써 아홉 번째 전시다. 작년과 재작년은 서울숲갤러리에서 전시했으나 올해는 녹색의 키워드를 잘 구현할 수 있는 판교생태학습원에서 열게 되었다. 그린디자이너로 유명한 국민대학교 윤호섭 교수는 그린디자인 전공생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국적, 출신학교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한다.

전시는 환경을 보전하고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시각적인 디자인 결과물과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린캔버스’의 작품들이다. 특히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책을 필사한 전시는 매년 이루어진다. 시흥초등학교의 윤현정 교사는 반 아이들과 매년 같은 책을 필사하고 있다. 독일어, 일본어로 쓴 ‘나무를 심은 사람’ 필사본도 있다. 작가 한 사람의 개인적인 예술 활동을 뛰어넘어 하나의 마음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미를 추구하는 전시회여서 뜻이 깊다.

또한 ‘배냇저고리 릴레이’라고 하여 2011년부터 윤호섭 디자이너가 나뭇잎 그림을 그린 배냇저고리를 입고 자란 8명의 아이들 모습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 점점 낡고 늘어진 배냇저고리에 담긴 뜻이 새로 태어나는 생명에게 전달된다는 의미가 감동이다.

회색빛 건물과 하늘, 검정 아스팔트를 보고 자란 무채색 도시의 아이들에게는 초록빛 자연은 점점 생소해진다. 이를 학교와 지역에서는 현장 체험으로 환경, 생태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중요성을 체화한다. 바로 생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개발하는 인간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때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높아지게 된다.

생태감수성을 높여주는 ‘녹색 여름전’ 과 같은 전시를 보면서 시민들은 좀 더 보이지 않는 인간과 자연과의 연결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자연의 질서와 섭리를 깨우친 위대한 인류의 스승들은 소박한 삶을 살고 매일 되새겼다. 하나뿐인 지구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다.

‘녹색 여름전’의 전시가 남다른 점 하나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낮게 전시를 하고 모두 만져볼 수 있게 한 점이다. 관람객들과 작가가 둘러 앉아 언제든지 생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다음달 13일 진행되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에는 윤호섭 교수의 강의와 특별한 티셔츠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티셔츠 퍼포먼스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티셔츠나 손수건 등에 녹색 그림을 그려주는 행사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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