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억원이 투입된 하수 찌꺼기를 이용한 에너지자립화사업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성은커녕,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설비의 성능도 설계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공단은 하수 찌거기를 이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 에너지자립율을 높이고자 2010년 ‘하수처리시설 에너지자립화 기본계획’(2010.01, 환경부)을 수립하여 8곳의 하수처리장을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2014년 5월 8곳의 준공이 마무리되기까지 925억의 예산이 들어갔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이 제출한 데이터와 환경부 및 하수도정보시스템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춘천, 안산 등 일부 처리장에서는 사업전과 비교하여 에너지자립율(표1) 차이가 거의 없었고, 일부 처리장에서는 자료조차 없었다.

<표1> 시범사업 에너지 자립율(%)

특히 에너지 자립화 사업 효과가 거의 없어 2015년 사업명을 ‘하수 찌꺼기 감량화 사업’으로 변경 했지만 오히려 슬러지 발생량(표2)은 안산을 제외하곤 7곳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은 현상유지에 그쳤다.

<표2> 슬러지 찌꺼기 발생량(톤/일)

*(유입수량 및 SS부하량 고려시)(군산은 15년도 SS부하량이 낮아 실제는 증가한 것임)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한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 경제성 분석표(표3)를 살펴보면, 경제성 산정결과 대부분 시설에서 10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실제 슬러지 처리비(표4)와 약품처리비 상승으로 처리비용이 오히려 증가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표3> 에너지 자립화 사업 경제성 분석표

<표4> 하수슬러지 처리비(억원/년)

※ 군산, 창원, 춘천의 경우 슬러지발생량이 상당히 늘었어도 건조⋅소각 자원화시설로 인하여 처리단가 하락으로 처리비가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특히 220억원을 투자한 안산(표 5)의 경우 에너지자립율은 설계치가 14.4%였으나 실제로는 8.2%밖에는 나오지 않았으며, 설비의 부식방지를 위해 황화수소를 제거하는 탈황설비의 경우, 설계 성능은 설계치가 50ppm인데 실제로는 250ppm으로 5배나 높아 황화수소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 하자보수 요구서에서 확인되었다. 게다가 안산에서는 최근 황화수소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표5> 안산시의 하자요구 사항

악취제거용 환기설비 기준값은 0.00082ppm인데 실제로는 20ppm가 나와 24,930배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2015년 12월 2억원을 들여 악취개선 공사를 했지만, 시공사측 하자 요구 문서에서 확인한 결과 공사 전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밖에도 슬러지 발생량, 슬러지 처리량, 약품 설계치도 미달로 나타났다.

50억원이 투입된 군산(표6)의 경우 사업이 시작된 2012년도 대비 2015년 현재 20% 가스발생량이 늘었을 뿐, 슬러지발생량은 2012년 대비 2014년도에 1.43배, 2015년은 1.21배 늘었다. 약품사용량(액상 원액 100%로 환산)도 2011년도에 비해 2015년은 2.67배 증가했고 약품구매액도 1억5천7백만원에서 4억7천1백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6> 군산하수처리장 운영현황 (2010 ~ 2015)

김삼화 의원은 이와 관련 “환경공단의 시범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성능도 미달 됐다. 찌꺼기 감량화사업은 약간의 소화조 개선만으로도 충분했는데, 900억원이 넘는 재정 투입으로 예산낭비만 초래했다”고 지적, “8곳의 시범사업 지역에 대해 민관공동 검증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환경부가 2017년까지 2,200억원을 투입해 21곳의 하수처리장으로 감량화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면서 “이는 또다시 국민혈세로 국민을 기망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부실 시범사업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찌꺼기 감량화 사업은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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