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잔고

최 오 균

문득 잠이 깬 새벽 장지밖엔 낙숫물소리 희붐히 갠 강여울에 젖은 발자취 얼비치고내가 쓸

시간의 잔고, 물안개에 스며있다.

팔 걷고 신 들멘 채 별을 헤며 부린 억척 대물림 ‘보릿고개’쯤 옛말 사전 갈피에 묻고응달진

이승의 奧地 불 밝힌다 했거늘

갈 길 아직 멀다했는데 西天엔 붉게 타는 놀한낱 보람, 아쉬움도 뜸이 들면 저리 되는가 오뉴월

겻불 물리듯 후울훌 털고 갈 일이다.

이제와 뒤돌아보면 바람이고 물인 것을 지긋이 말문 닫고 하늘 향해 두 귀 열어내가 쓸

시간의 잔고, 달무리에 묻고 싶다.

최오균 시인 프로필

경기 화성 출생 《시조문학》 시조, 《창작수필》 수필  등단창작수필 문학상, 정운엽시조문학상, 열린시학상 등 수상경기시조시인협회 회장 역임시조집 『산, 먼동을 흔드는』 『시간의 잔고』 등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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