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벼랑으로 가는데도 새누리당은 여전히 친박, 비박 간 당권싸움만 벌인다. 특히 친박은 호가호위하며 단물만 다 빨아먹을 뿐 현재의 사태에 전혀 책임질 자세가 아니다. 그들의 우두머리인 박 대통령의 파렴치함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친박이 그녀를 감싸면서 함께 권력을 향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제 와서는 하나같이 “최순실을 전혀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4.13총선에서 막장공천을 벌이고, 유승민 축출, 국정교과서 강행,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 탄압, 재벌 옹호 경제파탄, 개성공단 폐쇄, 위안부 졸속 합의 등 온갖 실정에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오만방자하기만 했다.

최순실과 우병우의 국회 증인채택을 앞장서 반대한 것이나 정윤회 문건 파동이 났을 때 검찰과 함께 사건을 왜곡시켜 그때 비선실세를 단죄하지 못해 오늘의 사태에 이르게 한 것은 그들이었다. 총선 참패에도 물러나지 않고 패권주의로 당권을 장악한 친박은 박 대통령의 내시 이정현을 대표로 만들어 권력을 유지하려다 결국 지금 나라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 놓았다.

헌법 유린, 국정농단 범죄 혐의 대통령을 심판하고 국정을 혁신하라는 민심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만을 자처하는 삼류 정치인 이정현은 “대통령을 지킬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다가 ‘거국내각 출범 후 사퇴’, ‘1월 전당대회’의 꼼수 일정을 제시하며 당권사수에만 혈안이 돼 있다.

이제는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김문수 다 합쳐 지지율 10%도 안 되는데 무슨 대선주자들이냐”고 같은 당의 동지들에게 막말을 쏟아내기에 이르렀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30%가 넘던 당지지율을 반토막 낸 자신의 무능과 독선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는 박근혜·최순실의 권력 사유화의 결과로 경제와 안보, 외교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몰락하면서 민생이 파탄난 국민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자신에게 권력의 단맛을 누릴 수 있게 해 준 박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것만이 중요하다. 국민이 박근혜, 이정현 체제에 무서운 심판을 내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정현은 그나마 위기에 처한 박 대통령을 지키려 하면서 조폭세계의 저열한 의리나마 있는 편이다. 이에 비하면 친박 실세를 자처했던 인물들의 비겁함과 무책임함은 더욱 지탄받아 마땅하다. 최순실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일순간 사라졌던 최경환, 홍문종, 원유철, 정우택, 조경환, 이주영, 정갑윤 등 7인은 16일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이 ‘퇴진은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가고 부산 해운대 엘시티 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반격에 나선 즈음이다. 특히 여러 비리 의혹에 휩싸여있는 최경환 의원은 “지도부가 아무런 대안 없이 물러나는 것도 무책임하다”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총선에서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은 친박이 당권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더욱 키운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친박은 집권세력으로 국민의 삶과 생명을 지켜주는 정치집단이 아니라 나라의 우환, 암덩어리 같은 존재로 전락한 지 오래다. 국민이 심판했으면 물러나는 것이 민심의 정치, 민주주의인데, 끝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 버둥대다가 현재 대통령과 친박이 폐족의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친박, 비박 간 자중지란과 이 와중에도 권력다툼만 하면서 어차피 사라질 새누리당은 빨리 해체되는 것이 그들이 그토록 떠들어댔던 국익과 국민을 위한 일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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