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이달 초 ‘경기도주식회사’를 출범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마케팅, 디자인 개발, 국내외 판로 개척, 온·오프라인 상품 판매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대상은 도내 중소기업(76만1000여개). 광역자치단체가 주식회사 형태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을 설립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우선 매장 1호점은 경기도가 아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됐다. 66평방미터 규모로 마련된 매장 내에서 손님들은 19개 중소기업들의 200여개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일종의 안테나 숍(Antenna shop)이다.

경기도주식회사에 거는 도의 기대는 크다. 자본금만 해도 경기도 12억원, 수원상공회의소 등 8개 경제단체 48억원 등 총 60억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신한은행과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0%로 하고, 카카오메이커스와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손님을 끌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출범 한 달, 경기도주식회사가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판단하기는 이른 기간이지만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은 모양이다. 경기도주식회사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적어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취재진들에게 고민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아직 초반이라 손님들의 발걸음이 적어 그럴 수 있지만, 경기도주식회사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주력을 해야 한다. 요즘은 거리가 멀어도, 불편해도, 독특하고 획기적이면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입소문이 난다. 이곳을 방문해 제품 구경을 한 고객은 경기도주식회사만의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들이 경기도라는 브랜드를 통해 스스로 자생해서 키워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기존 유통채널과의 결합으로 맞춤형 유통채널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온라인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제품군의 깊이와 체험이다. 차를 빌린 도민들에게 박물관과 공연장의 입장권과 티켓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경기도 ‘행복카셰어’의 사례를 모방해도 된다.

아울러 경기도주식회사만의 ‘컨셉’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도 파는 흔하디흔한 제품으로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이마트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납품받아 ‘브랜드 없이 파는 PB 제품’으로, 롯데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축소형 콤팩트 점포 엘큐브는 20~30대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모은 ‘편집샵’으로 컨셉을 정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도주식회사는 2025년까지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5개 안테나숍을 내기로 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도 45개의 숍인숍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매장 확대도 좋지만 무조건적으로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경기도주식회사가 확연한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시장 자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앞서 언급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 대신 공간 재활용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이소영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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