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유린, 국정농단의 주범이라 비판받아 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날이 확정됐다.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11시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선고일이 결정되면서 헌재의 최종 결론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즉각 파면되면서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대선은 60일 이내, 5월초에 치러질 전망이다.

헌재는 8일 오후 3시부터 전원이 모이는 평의를 열고 2시간30분가량 논의 후에 대통령 탄핵 사건을 10일 오전 11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안을 접수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92일 만이고, 변론이 종결된 2월 27일 이후로는 11일만이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전인 10일 선고가 결정됨으로써 헌재는 8인 재판관 체제로 탄핵 심판을 결정한다. 박 대통령 측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유리한 7인 체제를 위해 헌재의 공정성을 트집 잡으며 심리를 방해하거나 무더기 증인신청을 요구하는 등 어떻게든 일정을 연기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재판관 6명 이상이 탄핵안을 인용하면 박 대통령은 파면되고,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구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경호를 제외하고 연금, 비서관 3명, 운전기사, 사무실 지원 등의 전직 대통령 예우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3인 이상이 반대하면 기각 또는 각하되면서 박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해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재판관들은 변론 종결 후 대체로 2시간 이내로 평의를 마무리했다. 따라서 재판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견이 있을 경우 격론이 벌어지며 종일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확정되어 결론 도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탄핵심판 선고일이 결정됐다는 것은 재판관들이 탄핵심판 결론을 내리고 결정문의 기본논리까지 세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박 대통령을 파면하거나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 내지 각하할지에 대한 헌재 내부의 결론은 이미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평의는 헌재법 제34조 1항에 비공개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논의 내용은 오직 재판관들만이 알 수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소수의견을 낸 재판관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탄핵심판 선고에서는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재판관의 실명과 논리가 공개된다.

헌재는 당일 오전 11시부터 방송사들이 현장을 생방송할 수 있도록 심판정을 개방함으로써 결정문 낭독부터 주문까지 전 과정을 국민이 지켜볼 수 있게 했다. 일반 방청객으로 신청자 중 일부는 추첨을 통해 현장 방청도 가능하다.

헌법 68조에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할 경우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도록 되어 있어, 5월초 연휴를 피해 마지막 날인 5월 9일이 19대 대통령 선거 날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면서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세력은 총 동원령이 내려졌다. 이들은 헌재 앞에서 2박3일 집회에 돌입했고, 이에 맞서 탄핵에 찬성하는 측도 집회를 진행 중이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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