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에의 대응과 관련한 정부의 주도성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12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강조하자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이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보수 주류와 마찬가지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4차 산업혁명을 주장 중이다.

문 후보 주장의 핵심은 그동안의 경제정책이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기업에 투자했는데 효과가 없고 한계가 확인돼 순서를 바꾸어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보육, 교육, 의료, 요양, 안전, 환경과 같은 분야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민 누구나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과감히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 후보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쓰일 것”이라면서 “SOC에 집중 투자했던 과거 일본의 실패를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은 한마디로 경제비전을 통해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헌법적 가치를 경제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는 것으로 국가와 재벌과의 정경유착에 익숙한 우리경제 환경에서는 다소 낯선 진단과 정책방향이다. 문 후보는 또한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지능정보사회의 기반을 만드는 인프라에 투자해 대응할 것이며, 이를 통해 연평균 50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제시했다. 필요한 재원은 ‘세수 자연 증가분’과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 ‘중복·비효율 사업 조정’, ‘국민연금의 국공채 투자’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임을 밝혔다. 부족하면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보수 주류 일간지와 경제지 등은 약속이나 한 듯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세금 걷어 성장하겠다니, 일본 실패는 못 봤나’, ‘J노믹스는 시장경제 원칙과 어긋난다’, ‘나랏돈 써서 경제 살리겠다는 J노믹스 우려스럽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는 풀고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는 규제 재설계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을 마치 규제일변도로 기업을 죽이려고 한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 또한 “기술 전문투자 분야에서 정부의 사전 규제도 없고, 자금지원도 없으며 투자자 보호도 없는 벤처캐피탈 시장을 만들어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부여하겠다”고 하는데도, 낡은 관 주도의 정책으로 민간기업의 활력을 죽이려 한다는 왜곡비판을 일삼는다.

기업의 광고로 먹고사는 주류언론들은 마치 시장에서의 무한자유와 경쟁만을 강요하는 재벌과 부자들의 논리만이 경제이론인양 주장한다. 신자유주의가 부를 한 곳으로만 집중시키고 서민의 삶을 파탄시키면서 9대 1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구매력을 잃은 대중들이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장기불황에 빠져든 사실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객관적 사실에 눈감는다. 시장의 한계로 인해 나타나는 불황기엔 국가가 개입해 유효수요를 창출하며 경제를 살리는 케인즈주의가 경제학의 한 흐름임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정치적 불순한 음모에 다름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한 투자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즉, 정부가 선도하고 민간이 적극 호응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잘못된 정경유착에도 문제가 있지만 시장일변도의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를 만들어 온 우리사회 주류와 언론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올바른 정부의 경제정책과 시장 활력의 조화, 사람에 대한 투자와 양극화의 해소 등이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